'검은 한국인' 오주한(33)이 42.195㎞를 완주하지 못했다. 중도 포기(DNF)하면서다. 심종섭(30)은 49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가 8일 오전 7시(현지시간)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위치한 오도리공원에서 열렸다.
오주한은 10㎞ 지점까지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생겼다.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고 다시 달렸지만, 15㎞ 지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오주한의 마지막 마라톤 '풀 코스(전 구간)' 출전은 2019년 10월 경주 마라톤에서다. 당시 그는 2시간08분21초로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2시간11분30초)을 통과했다.
이후에는 단 한 번도 마라톤 전 구간을 달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오주한이 2년 가까이 마라톤 전 구간(42.195㎞)을 뛰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오주한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태어났다. 10대에 육상(1500m)을 시작했다. 그런 그를 한국인으로 만든 것은 고 오창석(향년 60세) 전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다.
고인은 올해 5월 유명을 달리했다. 오주한과 함께 케냐에서 훈련하다가 풍토병에 걸렸다. 이후 귀국했지만, 자가격리 등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결국 오주한은 홀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고인의 고향이자 오주한의 소속인 충남 청양군이 그를 응원했지만, 40분 정도만 뛰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함께 출전한 심종섭은 49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은 2시간20분36초다.
한편 금메달은 엘리우드 킵초게(케냐)에게 돌아갔다. 그는 2시간08분38초를 기록했다. 킵초게는 마라톤 전 구간 세계 신기록(2시간01분39초)을 보유한 선수다.
은메달은 아브디 나게예(네덜란드)의 목에, 동메달은 바쉬르 아브디(벨기에)의 목에 걸렸다.
나게예는 2시간09분58초, 아브디는 2시간10분00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킵초게와는 각각 1분20초, 1분22초 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