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들이 서울 이외 지역에서 매입한 아파트가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자들의 매입이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와 인천, 강원 등이었다.
4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을 살펴본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타 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거래량은 3만24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3만1890건)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 통계 작성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매입한 지역은 경기도로 1만9641건(전체 매입건 중 60.6%)이었다. 작년 상반기 2만1998건보다는 10.7% 줄었다. 이어 인천이 3723건(11.5%)이었고 강원 1647건(5.1%), 충남 1489건(4.6%), 충북 1128건(3.5%), 전북 1058건(3.3%)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지역에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동두천시로, 2020년 상반기 서울 거주자의 아파트 매입 건수는 118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09건으로 331.4% 증가했다. 반면 김포시는 지난해 상반기 1504건이었지만, 올해에는 736건으로 줄었다. 감소폭은 51.1%를 기록했다.
경기도 등, 서울 사람들의 매입이 많은 지역 집값은 크게 상승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는 지난해에도 12.6% 오르는 등 상승세였지만 올해는 1월부터 7월까지 15.42%가 올라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특히 거래건수가 가장 많았던 고양시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7.59%가 올랐으며 △남양주시(16.26%) △의정부시(19.44%) △용인시(12.3%) △부천시(15.54%) △수원시(18.53%) 등 대부분의 지역이 10% 이상 올랐다. 거래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동두천은 가격 상승률이 24.28%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작년 상반기 거래건수가 82건에서 올해 상반기 164건으로 배가 늘었다. 서울 거주자들은 경남지역 아파트를 대거 사들이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의 경남 아파트 매입 거래량은 412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11건으로 전년 대비 7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북도 387건에서 629건으로 6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시민의 거래가 가장 줄어든 곳은 337건을 기록한 대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531건에서 36.5% 하락했다. 이어 대구가 287건에서 198건으로 31.0% 감소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가격 거품 우려에도 전국 아파트 가격이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데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입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