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분기 리뷰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의 관심이 뜨겁다. MSCI 분기 리뷰 결과에 따라 편입·편출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MSCI 지수가 세계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미국계 펀드 95%가 MSCI 지수를 투자지표로 삼고 있다.
한국 증시는 MSCI의 신흥국(Emerging Market·EM) 지수에 속한다. MSCI를 투자지표로 삼고 있는 패시브 펀드는 이달 안에 변경된 지수에 맞춰 종목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실제로 MSCI의 지수 변경이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국내 증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외국인의 수급에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편입 종목을 변경하기 전부터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에는 매수세가 집중된다.
에코프로비엠 투자 고려할 만…SK텔레콤은 '주의'
이번 8월 정기 변경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7월 초 21만원 선이던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최근 29만원선 돌파를 노리는 중이다. 이 기간 10%대 수준이던 에코프로비엠의 외국인 보유율이 12%대로 올랐다. 최근 시총 순위도 크게 올라 코스닥 3위를 기록 중이다.이 밖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게임즈 등도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거론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주가도 7월 한 달 동안 18만원선에서 22만원선으로 올랐다. 5%대였던 외국인 보유율은 7% 수준으로 올랐다. 카카오게임즈도 7월 초에 7만원대던 주가가 최근 8만6000원을 뚫었다. 외국인 보유율은 8%에서 9%로 올랐다.
반면 이번 MSCI 정기변경에서 SK텔레콤의 비중 축소가 예상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K텔레콤은 7월 한 달동안 소폭 약세를 기록했다. 7월 초 32만원으로 시작해 월말에 30만1000원으로 증시를 마감했다.
SK텔레콤의 비중 축소를 예상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의 지분 보유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MSCI는 외국인 보유 한도에 근접한 종목은 지분율과 보유 한도 대비 마진 등을 참고해 편입 비중을 조절한다. 현재 SK텔레콤의 외국인 보유율은 45% 수준으로 외국인 입장에서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지분은 3%가 되지 않는다. 지난 5월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이벤트로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이 기존보다 4.9%포인트 오른 결과다.
고경범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역발상 투자법을 제안했다. 오히려 SK텔레콤의 매수 기회가 온다는 얘기다. 고 연구원은 "8월 편입 비중 조정으로 약 9164억원 규모의 매도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편입 비중 조정이 끝난 뒤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5월 변경 당시 편입 vs 편출 종목 희비 선명
과거에도 MSCI 편입 종목 정기조정에 따른 종목별 희비는 선명하게 갈렸다.지난 5월 MSCI 지수 변경에서 새로 편입된 종목들을 살펴보면 수익률이 준수하다. 당시 HMM과 하이브, SKC, 녹십자 등 4종목이 MSCI 지수에 편입됐다.
5월 초순 이후 7월 말까지 해당 종목의 투자수익률 평균은 6.77%이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1.73%의 4배 수준이다. 이 기간 주가가 하락한 녹십자를 제외한다면 수익률은 13.60%까지 오른다.
반면 MSCI 지수 변경에서 편출되거나 비중이 준 종목의 수익률은 저조하다. 해당 종목은 GS리테일과 롯데지주, 삼성카드, 오뚜기, 한국가스공사, 한화, 현대해상 등이다. 이 종목들의 5~7월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1.66%에 불과하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줄줄이 빠져나갔다. 해당 종목의 외국인 보유율이 3개월 동안 23.43% 줄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주체"라며 "MSCI 지수 정기변경 이벤트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뷰 발표일 매수 후 변경일 당일 매도하는 전략의 절대 수익률은 2015년 이후 6.5%를 기록하고 있다"며 "결과를 예측해 매매에 활용할 경우 추가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