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서울대 청소노동자 시험, 직장 내 괴롭힘 맞다"

2021-07-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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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사망한 청소노동자의 추모공간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30일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유족과 행위자, 근로자 등 관련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해 결론을 내렸다.
고용부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한 사항은 업무상 지휘·명령권이 있는 행위자가 청소노동자에게 필기시험 실시와 시험성적 근무평정 반영 의사표시, 복장에 대한 점검과 품평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내렸다는 데 있다.

필기시험 문항도 청소 업무와 관계없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게 고용부의 판단이다. 행위자는 근무평정제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시험 성적을 근무평정에 반영한다는 내용의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시험 중에 게시했다. 시험 내용이 외국인과 학부모 응대에 필요한 소양이라는 행위자의 주장도 사전교육이 없는 필기시험이 교육수단으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용부는 필기시험에 대한 공지를 선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필기시험 실시 및 근무평정 반영 의사표시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행위자가 2차 업무 회의에는 '드레스코드'에 맞는 복장을, 3차 회의에는 퇴근 복장을 입고 참석할 것을 근로자들에게 요청한 것, 일부 근로자의 복장에 대해 박수 치는 등 품평을 한 것도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의 사유가 됐다. 복무규정 등의 근거가 없는데도 회의 참석 복장에 간섭하고 품평을 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

고용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서울대 측에 통보하고, 즉시 개선과 재발 방지를 지도했다. 불이행 시에는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는 "서울대에 개선방안, 재발방지, 조직문화 진단계획 등을 수립해 모든 근로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관할 지방노동관서에 조치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며 "행위자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전체 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특별 예방교육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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