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아래 구조조정이 진행된 안방보험이 '새 주인'을 모색 중이다. 시장은 안방보험이 민간기업과 국유기업 주주 중심의 다원화된 지배구조 체제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징둥·치루이 등 관심···국유·민간기업 컨소시엄이 매입하나
다자보험은 부실에 빠진 안방보험 그룹 자산을 이관하기 위해 2019년 당국 주도로 설립된 회사다. 중국보험보장기금(98.2%), 시노펙(0.55%), 상하이자동차(1.2%) 등 국유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정부 주도로 다자보험 민영화 작업이 추진됐고, 약 1년 6개월여 만에 진척을 보인 셈이다.
현재 중국 금융당국은 3~5개 민간 혹은 국유기업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다자보험 지분을 인수해 다원화된 지배구조로 개편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기업 소유에 따른 리스크를 막고 상호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앞서 안방보험이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 개인에 휘둘려 부실 위기에 빠졌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 '우샤오후이'에 휘둘린 2조원 '안방제국'의 몰락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알려진 우샤오후이가 이끌었던 안방보험은 빠르게 덩치를 키우며 2010년대 중반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동양생명,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비롯, 뉴욕 랜드마크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 등 자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결국 무분별한 해외 M&A와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중국 금융당국의 집중 규제 대상에 올랐다. 2017년 당국에 체포된 우샤오후이는 불법 자금조달, 사기·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징역 18년형을 받고 감옥에 수감 중이다.
안방보험의 금융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2018년초 경영권을 접수하고 사실상 위탁경영에 들어가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2019년 6월 당국 주도로 새로 설립된 다자보험이 안방보험 계열사 자산을 이관하면서 안방보험 그룹은 해체되고 위탁경영 체제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FT에 따르면 2018년 위탁경영 당시 2조 위안에 달했던 다자보험 자산은 현재 약 346억 위안으로 집계된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는 5억8460만 위안, 순익은 29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다만 다자보험 지분 매각이 완료돼도 안방보험 사태가 깔끔히 마무리되기까지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있다. 안방보험이 지난해말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서 열린 미래에셋과의 7조원 규모 미국 15개 고급호텔 매매 계약 취소 분쟁 1심 재판에서 패소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계약에 따라 미래에셋이 호텔 인수대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안방보험의 청구는 모두 기각됐으며, 이에 불복한 안방보험은 지난 3월 대법원에 상소를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