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회장님들] ⑤'투자 먹튀' 빗썸 이정훈·'보복협박' YG 양현석

2021-07-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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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김병건 회장 상대 1000억대 사기혐의 기소

양현석, 아이콘 비아이 마약투약 제보자 협박 혐의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빗썸 가상화폐거래소 고객센터.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 4대 기획사 가운데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양현석 전 대표는 보복협박 혐의로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4부(김지완 부장검사)는 지난 6일 이정훈 전 이사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빗썸 지분 매도 과정에서 매수인을 기망해 매매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달러(약 1120억원)를 편취한 혐의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접근해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했다. 그는 빗썸에 코인을 상장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인수 대금 가운데 일부만 주면 나머지는 코인을 발행·판매해 지급할 수 있고, 특정 코인을 빗썸에 상장도 시켜주겠다며 김 회장을 속였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 전 의장이 이런 방식으로 김 회장을 속여 빼앗은 금액은 1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이 2020년 7월 서울경찰청에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청은 빗썸 압수수색 등 수사를 벌인 뒤 지난 2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소환조사에 성실히 출석하고, 취득금액 중 70% 상당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했다.

김 회장에게 암호화폐를 산 코인 투자자들이 이 전 의장과 김 회장을 코인 판매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 전 의장은 직접 코인을 판매하지 않았고, 김 회장이 코인을 판매하도록 교사해 코인 투자자들에게서 투자금을 편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코인 투자자들 투자금이 김 회장을 거쳐 이 전 의장에게 빗썸 운영회사 지분 매매대금 중 일부로 교부됐다"며 "해당 금액 상당은 코인 투자자들을 실질적 피해자로 볼 수 있어 이 전 의장 공소사실에 피해액을 부가적으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 첫 재판은 오는 9월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9월 28일 오전 10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자사 소속 아이돌이었던 비아이의 마약 투약 구매·사실을 폭로한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첫 재판은 8월 13일 열린다. 사진은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자사 소속 비아이(본명 김한빈)가 마약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모씨에게 진술을 바꾸라고 협박한 혐의로 8월부터 재판을 받는다. 비아이는 YG 아이돌그룹 '아이콘' 전 멤버다. 

한씨는 2016년 8년 YG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인 탑(본명 최승현)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비아이의 마약 구매·투약 사실을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이후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양 전 대표에게 협박과 회유를 받고 진술을 바꾸었다며 공익신고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한씨는 양 전 대표가 자신을 직접 불러 '활동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협박하며 비아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면서 '양 전 대표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5월 28일 양 전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협박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8월 13일 양 전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애초 지난달 25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이달 16일로 한 차례 미뤄졌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됨에 한 번 더 연기했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수도권 법원에 이달 12일부터 2주간 기일 연기·변경 등을 검토해 달라고 권고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증거 조사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어 양 전 대표는 법정에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양 전 대표와 함께 비아이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로 기소했다. 

2015년 아이콘 리더로 데뷔한 비아이는 2016년 4~5월 지인을 통해 대마초와 LSD를 사서 일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이 불거진 2019년 아이콘을 탈퇴하고,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아이오케이컴퍼니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비아이 첫 재판은 이달 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27일 오전 11시로 미뤄졌다. 재판을 맡은 공판검사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공판검사의 법정 출석이 불가능해져서다.

양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여러 차례 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양 전 대표와 이 회사 임원들은 2015~2019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20여차례에 걸쳐 4억여원 상당 바카라·블랙잭 등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애초 경찰은 '상습도박'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양 전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상습도박 혐의는 불기소 처분하고 '단순도박' 혐의만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양 전 대표는 당시 재판에서 "제 불찰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진지하고 엄중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아이콘' 전 멤버인 비아이. 비아이는 데뷔 이듬해인 2016년 4~5월 지인을 통해 대마초와 LSD를 사서 일부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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