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네·이 연합 맺는 사이…해외로 눈 돌린 쿠팡

2021-07-1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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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 공격 진출

네이버·신세계그룹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반(反) 쿠팡연대를 결성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 쿠팡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부터 쿠팡의 해외 사업은 가속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 제출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 자료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지 석달 만이다.

[사진=일본 쿠팡 앱스토어 캡처]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법인 설립과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현지 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사업 확대를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특히 일본 쿠팡 론칭팀의 채용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는 부동산 전략 개발, 변호사, 마케팅, 운영관리 디렉터, 카테고리 바잉리더, 재고 관리자, 물류센터 현장관리자, 한·일·영 통번역사 등 각 부문에 걸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쿠팡 채용팀은 "저희는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며 도쿄 쿠팡 재팬 사무소에서 스타트업 멤버로 함께 일하실 에너제틱한 분을 모시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도쿄 시나가와구 지역을 대상으로 식료품·생필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형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 인근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음식배달처럼 앱으로 모집한 배달원에게 의뢰해 배달하는 형태다. 청과물·정육식품 등의 신선식품 외에도 가공식품·일용품 등을 취급 중이며, 현재 앱 상에 명시된 주문에서 배달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5~20분이다. 

모바일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의 B마트와 유사하다. 주문 다음날 배송하는 국내의 로켓배송과 달리 즉시 배달 서비스로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하거나 임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소규모 물류센터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 부동산 전략 개발자는 구체적으로 신규 거점 개척, 협상, 인테리어 공사 감독, 시설 관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일본 현지에서 신규 거점 개척, 시설 관리 등을 담당할 부동산 전략 개발자 채용에 나선 것을 두고 일본에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확대를 위해선 물류센터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쿠팡은 일본의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것"이라며 "일본은 전자상거래가 리테일 부문의 6.9%만을 차지하는 시장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성장의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현지업계는 쿠팡의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지분율 33.1%)이 출자한 회사와 협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7일부터 대만 타이베이(臺北)시 중산(中山)구 지역에서도 즉시배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앱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 사이 배송받을 품목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으며, 배송료는 19NTD(약 780원)이다. 주문할 수 있는 품목은 음식이나 음료, 생활용품, 반려동물 용품 등으로 일본과 유사하다.

쿠팡의 싱가포르 진출도 가시권에 들었다. 최근 현지에서 최고운영책임자, 물류·리테일 부문 대표 등을 모집하고, 물류·마케팅·정보기술(IT) 부문 등에서 실무자와 임원 등을 뽑았다.

한편, 쿠팡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도 현지 정착을 위한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한국 드라마, 예능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현지 이용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인기 많은 K-콘텐츠를 유통시키며 자연스럽게 쿠팡으로 소비자 훅킹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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