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회가 카운트다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6일 일본 언론이 또 다시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설을 제기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 등으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올림픽 외교에 차질이 예상되자 일본 정부가 대한 강경 노선에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6일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맞춰 방일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측에 타진했다는 산케이 신문 보도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 역시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방일한다는 통보가 온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를 사실상 부인했다. 그러면서 가토 장관은 "각국 정상의 올림픽 개회식 및 올림픽 참석에 대해서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각국의 올림픽위원회 사이에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일본 정부가 ‘문 대통령이 방일하면 만나줄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친정부 매체에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한·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문 대통령의 방일이 성사되면 스가 총리가 취임 후 첫 대면 한·일 정상회담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에도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의 올림픽 참가 의사에 따라 한·일 간 의전 및 일정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대한 강경 노선 기조를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정권을 부양하려고 했던 일본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 무산 등으로 난국을 맞았다. 현재 도쿄올림픽 참석 일정을 확정한 행정수반급 인사는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한 명뿐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질 바이든 여사가 개막식에 대신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홋카이도신문은 "도쿄올림픽 계기에 스가 총리와 각국 정상의 올림픽 외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림픽 정상외교를 통해) 정권을 부양하려던 총리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한, 스가 내각이 한·일 관계 개선 문제를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의 '과반 확보 실패'를 만회하는 정치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전날 진행된 일본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사실상 패하면서 스가 대통령의 입지도 좁아진 상황이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스가 총리를 간판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