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상생 이미지 강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그룹은 2019년부터 스타트업 상생 오픈 이노베이션 ‘오벤터스(O!VentUs)’를 운영하고 있다. 오벤터스는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을 발굴해 CJ그룹 계열사와 공동 기술 개발·사업화를 지원하는 상생 사업이다. 지난 4월 4기 참가 기업을 모집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9~10월쯤 선정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기업당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초기 투자한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10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3개월 간 전문가 멘토링 과정을 거친 뒤 추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후속 투자는 데모데이 이후 투자 여부를 바로 결정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과감하고 빠른 투자 결정으로 실행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식품전략기획실 산하에 사내벤처캐피탈 역할의 뉴 프론티어팀을 신설했다. 2월에는 건강기능식을 정기 배송하는 구독서비스 스타트업 ‘케어위드’와 협업을 시작했다.
롯데그룹도 스타트업 투자에 힘쓰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주관의 ‘2021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1탄’ 사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대기업이 풀지 못한 과제를 스타트업이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출해내는 프로젝트다.
△ICT/SW △바이오·헬스 △소재·제조 등 3개 분야에서 총 7개 과제로 운영된다. 최종 선정 스타트업에는 사업화 자금 지원과 함께 대기업과의 협업, R&D(연구개발) 과제 연계, 기술보증 연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롯데푸드는 스타트업과 협업 확대에 나섰다. 롯데푸드는 샐러드나 건강 간편식을 유통하는 스타트업 프레시코드에 식단관리 도시락 7종을 입점시켰다.
프레시코드는 지역별 거점이 될만한 카페나 편의점, 사무실 등과 계약을 맺고 이를 통해 음식을 배송하는 ‘프코스팟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프레시코드와 계약을 맺은 프코스팟은 1200여개다.
농심은 2018년 식품업계 최초로 외부 스타트업 3곳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달차컴퍼니’,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 ‘패신저스’, 헬스케어 스타트업 ‘진원온원’ 등 3개 업체의 지분을 매입했다. 투자 금액은 각 1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ESG경영 차원에서 상생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