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실시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이 24일 종료됐다. 북한은 올해 역시 불참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이다.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빈손으로 종료하면서, 화살머리고지가 빈껍데기 9·19 남북군사합의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방부 측은 '북측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 언제든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3년 내내 유지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뤄진 건 전무하다.
군 관계자는 "올해 작업 재개 내용을 북측에도 통보했지만 답신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이 계속해서 유해발굴사업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어 우리도 북한에 참여를 독려하지는 않고 있다"며 "남북 간 소통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지난해 9월 19일엔 9·19 남북군사합의 2주기 맞아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찾았다.
당시 서 장관은 "군사합의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 방지와 신뢰 구축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9·19 군사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접경지역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실질적으로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실은 서 장관 평가와 정반대였다. 북한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비웃듯이 2019년 11월 23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다. 2020년 5월 3일엔 DMZ 감시초소(GP)에서 우리 측 GP로 총격을 가했다.
특히 GP 총격사건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국방부는 결국 지난 2월 발간한 '2020국방백서'에서 두 사건을 "명백한 9·19군사합의 위반행위"라고 적시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센터 통일전략연구원은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이 남북 공동으로 완료됐다면 9·19 남북군사합의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상징이 됐을 것"이라며 "3년 내내 북한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가 됐다"고 꼬집었다.
화살머리고지는 6·25전쟁 당시인 1951~1953년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국군 제9사단·2사단과 미군·프랑스군 중심인 연합군 대대가 참여했고, 그중 300여명이 전사했다. 북한군과 중공군 사망자는 3000여명에 이른다.
국방부는 하반기 백마고지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이어간다. 물론 북한은 불참할 전망이다. 백마고지는 6·25 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와 실종자 960여명이 발생했다. 특히 미국·벨기에·룩셈부르크 등이 참전해 유엔군 유해도 발굴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