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이준석 “尹, 대통령 되고 싶다면 부족함부터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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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의 미숙함 노출”

“입당, 심각 검토했으면…고독한 결단 후보 몫”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사회부장, 정리=김도형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진짜 대선에서 이기고 싶다면, 진짜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인정부터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윤 전 총장 측 행보를)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평가했는데,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의 미숙함이 노출되고 있다.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을 거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니 이러쿵저러쿵 자기들끼리 해보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우리당 입당을 심각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면서 “고독한 결단은 후보의 몫이다. 고독한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선 “당명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 장사 잘 되는 음식점의 간판을 왜 내리냐”며 “국민의당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 많은 국민들 앞에서 무리한 제안을 대놓고 얘기한 격”이라고 했다. 합당 마지노선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 선출 열흘째다. 능력주의 논란이 불붙었다. 능력주의가 엽관제를 밀어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비판도 많다.

“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은 논리적 모순을 갖고 있다. 능력주의는 승자독식의 문제가 아니라 ‘승자가 누가 되느냐’ 하는 문제다. 능력주의가 아니라 엽관제로 된 사람들이 승자독식하고 있는 게 문제다. (능력주의는) 엘리트주의니 승자독식이니 이런 것과는 궤가 다르다. 예를 들어서 저에 대해 활발한 비판을 하고 계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 ‘당신이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하면서 돈을 받는 것은 학벌에 의한 거냐, 엽관제냐, 실력주의에 의한 거냐’고 물어보면 답을 못 할 거다. 그나마 안전한 답변이 실력일 거다. 본인이 진영의 이해나 엽관제에 따라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겠나. 본인도 실력이라고 할 거다. 지켜보고 있다. 어떤 말들이 나오는지.”

-일각에선 ‘트럼프 같다. 레이건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에 대한 공격을 하다보니 대참사가 일어나는 거다. 트럼피즘이라고 하는데 저는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했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선 공존의 정신을 얘기했다. 그 사람들은 이준석이 트럼프여야 된다고 하는 건데 내세우는 가치가 다르다. 공정이란 키워드를 놓고 경쟁과 실력주의라는 게 약자를 소외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동안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뭐 했냐고 하면 한 게 없다. 하고 싶은 게 뭐냐고 했을 때 대안도 없다. 왜 우리 사회에서 한동안 수능으로 줄 세우는 문화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가, 지금은 정시를 늘리자고 하는 지 모르는 것 같다. 경쟁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 사람들이) 대안으로서 아이디어와 제도를 시험해볼 기회를 얻었음에도 실패한 거다. 실패 했으면 반대의 조류가 몰아치는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찬 교육부 장관 시절 ‘하나만 잘해도 대학간다’고 했는데, 그때 학생들이 제 나이대가 됐는데 만족하지 못 하는 것이다. 일부 예능인을 제외하면 이 전 장관의 말을 들어서 성공한 사람 누가 있나.”

-이준석이 생각하는 ‘능력’이란 뭔가, 계량화가 가능한가.

“능력있는 사람이란 건 한가지로 보여지는게 아니다. 적어도 여러 가지 경쟁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종편의 패널이 살아남는 방법은 시청률이다. 다른 잣대를 고려하기 어렵다. 과거엔 방송국의 인맥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정착하기 위해선 시청률이 중요하다. 유튜버는 조회수로 평가받겠지.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종합적인 매력도로 평가받을 것이다. 그런 기준을 오염시키는 다른 기준이 등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제가 생각하는 공정한 경쟁의 틀이다. 이준석도 능력주의의 수혜자라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영역에 갖다 놓으면 완전히 망할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좀 보편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운영하는 것이 능력주의의 기본이라고 본다.”

-능력주의가 승자독식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도태된 이들은 어떻게 배려해야 하나.

“예를 들어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을 놓은 사람이 고등학교 수학을 어떻게 따라가겠나. 그 단계에서 적절한 조치들이 그땐 들어가야 한다. 기회의 평등을 만들기 위해서. 교육서비스나 의료서비스에서 어떤 차별이 존재해선 안 된다. 그 부분에 있어선 결과의 평등을 보정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교육이 그렇다. 교육의 결과는 결과인 동시에 다른 일을 하기 위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성과에 대한 최소 한도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게 공교육 강화 및 낙오 방지에 대한 건데, 우리 사회는 성인이 돼서 더 치열한 경쟁하는 출발선에 서기 전까지도 낙오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낙오 방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불확실한 상태다.

“보수가 이제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인물론이라 안정적이지 못 하다. 여러 변수에 취약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비슷했다.
‘안철수는 이기고 우리 후보는 진다’는 패배주의에 빠졌으나 우리 후보를 내세워 크게 이겼다. 우리 후보의 자질을 과소평가해도 안 되고 당 밖 주자에 대해 과대평가 해도 안 된다. 윤 전 총장의 경우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제가 당 대표로서 공정하게 경선을 관리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컨택하긴 어렵지만, 우리당의 많은 분들과 소통해야 될 걸로 보인다. 특히 제가 지금 보이는 행보에 대해 아마추어리즘이라고 얘기했는데, 그쪽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의 미숙함이 노출되고 있다. 그걸(아마추어리즘이란 비판)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들일 거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니 이러쿵저러쿵 자기들끼리 해보려는 것 아니냐. 진짜 대선에서 이기고 싶다면, 대통령 되고 싶다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인정부터 필요하다.”

-윤석열 X파일 등 여권의 공세가 심해지고 있다. 당에서 대응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우리당 밖의 주자도 범야권 주자로 보고 방어하자는 건데, 우리가 인적 스크럼을 짤 것도 아니고 개별 의원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기도 쉽지 않다. 입당하기 전까지는 마음으로 돕는 정도지 어떻게 실질적 행동하겠나. 오히려 그 부분 김 최고위원이 추상적인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윤 전 총장이) 우리당에 입당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

-윤 전 총장 측과 소통이 있나.

“있어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조심스럽다. 이런 거다.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면 무슨 일이 생길까’ 호사가들이 수많은 예측을 했다. 지금 맞아 들어가는 게 얼마나 되나. ‘이준석이 되면 윤석열을 배척할 것이다’ 등 근거 없는 얘기가 오갔다. 판단은 윤 전 총장이 제일 잘할 수 있을 거고 본인이 해야 된다. 윤 전 총장을 돕겠다고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윤 전 총장만을 위해서 생각할까. 이간질하자는 건 아니다. 저도 선거캠프를 많이 겪어봤다. 캠프에 모인 100명은 100명 각각의 목표가 있고 생각이 있다. 고독한 결단은 후보의 몫이다. 고독한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최재형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올랐다.

“대선 경선이 달아오르면 사람들이 우리당의 주자, 당 밖 주자의 얘기를 들을 시간 생기니 그때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저도 여론조사 2등에서 시작해서 단숨에 1등으로 치고 올라왔다. 제가 메시지내고 제 얘기를 들으면서 지지율이 오른 거지, 인지도가 올라서 지지율이 올랐다고 보지 않는다. 결국에 거론되는 분들이 인지도는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어떤 메시지와 생각을 밝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거다.”

-최 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이름도 오르내린다. 어떻게 평가하나.

“개별주자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다. 다만 최 원장의 미담에 대해선 얘기를 들었다. 김 전 부총리는 퇴임 뒤에도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면서 본인 생각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던 분이다. 아주 훌륭한 콘텐츠를 많이 갖고 계실거라 본다.”

-8월 말에 대선 경선 버스는 출발하나.

“입당 여부는 관계 없다. 대선 버스는 출발할 것이다. 입당을 그때까지 하라는 것이다. 버스 좀 늦어질 수 있겠지만 그 정도면 충분한 시한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이견이 좀 있는 걸로 보인다. 합당 마지노선이 있나.

“길게 끌 이유가 없는 합당이라고 본다. 안철수 대표와 제가 지도자들끼리 만나서 합당에 동의한 이상, 실무협상 중에서 있는 건 실랑이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정권교체를 위한 합당이라는 대원칙이 섰는데 자잘한 얘기를 하는 건 이전투구를 시도하는 것이니 순탄하게 진행될 거다.”

-국민의당 측은 당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당명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 장사가 잘 되는 음식점의 간판을 왜 내리냐. 그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무리수를 두고 있다. 많은 국민들 앞에서 무리한 제안을 대놓고 얘기한 격이다. 저는 국민의당도 이성적인 협상을 하지 않을까 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은.

“후보가 판단할 문제지만, 그분의 역량은 쓰일 곳이 많을 것이다.”

-여권에서 다음 대선에서 이길 것이란 자신감을 피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쪽(민주당)의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란 건 이재명 대세론에 힘입은 것이다. 저는 저쪽이 이재명을 소화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남의 당의 회의지만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한가한지 저에 대한 얘기를 하더라. 저는 그쪽 집에 불났는지 구경이나 할 생각이다. 경선 연기론으로 완전히 불이 붙을 기세다. 엄청 다툴 수밖에 없는데 그런 거나 잘 정리하라고 하고 싶다.”

-이준석에게 ‘청년정치’란 뭔가.

“2012년 무렵에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시작했다. 오늘 자로 잘린 김광진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도 있지만, 그분들과 10년을 추억하면 어떻게 자리를 잡는 게 옳았나 생각하게 된다. 광진이형은 비례대표를 선택했다. 원내 진입은 빨리 이뤘지만 과연 청년정치라는 것의 격을 끌어올리는데 도달했나. 본인들이 의석을 한 번 가져본 거 외엔 성과가 나지 않았다. 그분들은 그때가 별의 순간이다. 저는 10년간 갈고 닦은 뒤에 제게 기회가 주어져서 다를 것이다. 그 차이가 있다. 청년 비례대표는 그때가 별의 순간이었을 때가 많다.”

-청년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들과의 소통이란 건 철학이고 관점이다. 그들의 어젠다를 그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언어로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그걸 못하고 ‘너희를 위해서 이런 걸 준비했어’라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의 시각에서 보면 롤(LOL)하고 이상한 옷을 입고 나오는 건 웃긴 거다. 그들의 시각으로 서지 못하면 판판이 깨질 거다. 따릉이 논란만 봐도 그렇다. 국회 내의 엄청난 괴리 아니냐. 국회 경내에 따릉이 보관소가 8개 있는데 경쟁이 심하다. 타고 나가려고 해도 없는 경우가 많다. 운이 좋으면 타는 거다. 젊은 보좌진이나 국회 사무처 직원 경우 출·퇴근하는 일상에 녹아 들어있는 거다. 제가 타니 민주당 정치인이 국회의사당역에서 뭐가 멀다고 타느냐고 하는데, 이 얘길 듣는 순간 열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일이다. 그런 걸 내재화하지 못하면 판판이 깨질 거라고 본다. 제가 지하철 정기권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다. 지하철 정기권은 서울에서 6~7% 가량 사용한다.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그들(기성 정치인)은 그런 얘길 모른다. 그런 특이한 지점들을 민주당에서 인지하지 못하면 청년 정치인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을 부대 단위로 만들어도 안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앞두고 있다. 날짜가 정해졌나. 만난다면 무슨 얘길 할 건가.

“들은 게 없다. 우선 세금 정책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할 거다. 부동산을 위시한 세금 정책. 그리고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서 굉장히 전향적으로 가자고 제안할 것이다. 이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어떻게 처우할거냐는 문제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그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게 진행되면 위험하다.”

-차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된다. 차차기 대선 출마 생각이 있나.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 당 대표가 되고 나니 이렇게 공부를 하고 싶었던 적이 없다. 외교·통일·안보분야의 공부를 하고 싶다. 국가를 대표해서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국익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있는 제 모습을 생각한다. 맨날 민주당 패널들과 말싸움하는 것만 해봐서 그런지 그 꿈을 꾼다.”

-대선 이후엔 백의종군하겠단 뜻인가.

“흰옷을 입는다고 흰옷이 되겠나.(웃음) 행복한 상상이긴 하다. 제 기회를 살릴 때가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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