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공시지가 상위 2%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준선으로 삼기로 당론을 확정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이 지난주 정책의총을 통해 당론으로 결정한 종부세 부과 대상은 '공시지가 상위 2%'다. 또 당론에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조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정책은 늘 표심에 흔들렸는데, 이번 역시 정치적인 접근에 가까워 보인다. 세율이 아닌 가격으로 기준을 정한 점은 문제"라면서 "집값이 더 올라서 종부세 기준을 조정하게 되면 시장은 또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다는 기대를 하긴 어렵다. 종부세가 적용되지 않는 주택은 희소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고 종부세가 적용되는 주택의 매물이 더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여당이 기대하는 만큼 매물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종부세가 적용되는 시장과 그렇지 않은 시장으로 양분되면서 후자의 시장 매매가과 전셋값은 되레 상승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감면 혜택이 주로 서울이나 경기 남부권 등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고, 일종의 소급입법을 통해 연내 법 적용이 가능해진다는 면에서 일부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여당이 당론을 확정 지으면서 상위 2% 종부세 기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본인이 종부세 과세 대상인지 여부는 정부가 과세 기준액을 공표해 확정하는 내년 6월 1일 전후가 돼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매년 공시가격이 달라지는 만큼 '상위 2%'에 해당하는 기준도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2% 기준선은 11억원 남짓으로 파악된다. 이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단독주택까지 합쳐 산출되는 기준인데, 시가로 보면 16억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동주택으로 보면 공시가 12억원 이상 주택이 전체 주택의 1.9%를 차지한다. 서울에선 공시가 12억원 이상 주택이 약 9%다. 현실적으로 보면 공시가격은 점차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소폭 떨어지더라도 공시가 현실화에 따라 공시가격은 오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