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수출 내리막' 완구업계, IP로 부활 노린다

2021-06-21 07:00
  • 글자크기 설정

완구업계 무역역조, IP콘텐츠 사업으로 재역전

스마트스터디, '핑크퐁 아기상어'로 네슬레·켈로그와 맞손

오로라월드, '유휴와 친구들' 넷플릭스 독점 유통

초이락, 웹툰으로 성인층 공략... 영실업, 에듀테인먼트 강화

스마트스터디 아기상어 [사진=스마트스터디 제공]
 

20년째 수출 부진에 허덕이는 국내 완구업계가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로 재도약 기반을 마련한다. 이들 기업은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과 웹툰, 앨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재생산해 기존 타깃층인 어린이·내수시장을 넘어 성인·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21일 무역협회와 완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구산업은 20년째 수입은 급증하는 반면 수출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 2000년 2억 달러가 넘던 완구 수출액은 지난해 7438만4000달러(약 842억원)로 쪼그라들었다. 2000년 1억7900달러였던 완구 수입액은 지난해 약 7억6224만달러(약 8628억원)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2000년만 해도 수출과 수입은 엇비슷했으나, 20년 만에 수입이 수출보다 열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에 국내 완구기업들은 완구사업 외에 인기 IP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사업에 눈을 돌렸다. 콘텐츠 사업은 단순히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자체 개발한 IP로 다양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과 사업성이 큰 분야다. 국내에선 스마트스터디가 콘텐츠 사업을 가장 잘 이끌어가는 기업으로 꼽힌다.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 아기상어 캐릭터라는 IP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한 회사다. 스마트스터디는 자사의 핑크퐁과 아기상어 캐릭터를 통해 2015년부터 동요,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 자회사까지 설립해 아기상어를 활용한 게임 작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은 유튜브에서 지난 5월 기준 누적 조회 85억뷰로, 유튜브 전체 누적 조회수 1위를 차지하며, 창업 10년 만인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켈로그, 네슬레 등 유명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500여개 기업과 1000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사진=초이락]

터닝메카드, 헬로카봇으로 잘 알려진 초이락도 자사의 웹툰 프로젝트인 ‘초이락 유니버스’의 세 번째 작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이락은 지난 2018년부터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 소피루비 등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웹툰을 제작해왔다. 초이락의 IP인 소피루비와 터닝메카드를 활용한 '심령탐정 소피'와 '메카드'가 그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그간 회사에서 판매하는 완구제품과 달리 철저하게 성인층을 타깃으로 제작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초이락 관계자는 "기존의 초이락 제품이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도 웹툰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며 "유료 웹툰임에도 많은 성인 독자가 웹툰을 구독하고, 작품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초이락만의 자체 IP를 활용한 웹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영실업은 콩순이를 중심으로 한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국내 교육출판업체 미래엔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교육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영실업은 지난 2014년부터 콩순이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개의 애니메이션을 시장에 공개했다. 이 후 콩순이가 인기를 얻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본격적으로 교육 콘텐츠 사업 확장에 나섰다. 현재 콩순이 공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515만명이며 채널 전체의 누적 조회수는 약 42억뷰, 조회수 상위 20개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약 18억뷰를 기록하고 있다. 

영실업 관계자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콩순이 콘텐츠는 조회수가 평균 1억뷰 이상은 나올 정도로 아이들 교육 콘텐츠로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최근 유튜브 콘텐츠 중 인기 있는 율동송만 묶어 미니앨범을 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오로라월드 역시 대표 IP인 ‘유후와 친구들’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에 독점 유통하고 있다. 이미 세계 60여개국에서 유후와 친구들이 방영되고 있으며 유럽 내 40여개 국가에서는 맥도날드 해피밀 프로모션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산율과 시장 경기가 계속해서 나빠지는 상황에서 국내 완구기업들이 완구 판매라는 전통적인 영역만 고수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기업들이 자체개발 IP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확대·재생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