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원자재발 인플레 우려]"5월 정점 찍고 하반기 하락" 전망

2021-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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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급등에 PPI 가파른 상승세

中 정부 옥죄기 효과 기대감 높아

식품 등 소비자 물가 안정적 흐름

양적 완화 규모 작은 것도 긍정적

[사진=CCTV 누리집 갈무리]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중국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발생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중국이 추진하는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원자재 수급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 데다, 미국·유럽과 달리 과도한 유동성 공급도 없었던 만큼 하반기 이후 물가 수준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PPI 급등에 놀란 가슴…통제 나선 정부

중국 내 인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커진 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심상치 않았던 탓이다.

지난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PPI가 전년 대비 9% 상승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업 간에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PPI가 급등한 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철광석을 포함한 흑색금속 가격은 48% 올랐고, 석유 가격도 99% 이상 인상됐다.

장리췬(張立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업의 제조 원가 압력을 높인다"며 "냉장고·TV 등 가전과 각종 건자재 등의 가격도 따라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들여다보는 부분은 기업의 원가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지 여부다.

중국은 올해부터 시작된 14차 5개년 계획(14·5계획)의 핵심 화두를 내수 중심 발전으로 설정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에 맞서고 성장 가능성이 큰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큰 그림이다. 내수가 활성화하려면 안정적인 물가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발생 조짐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유관 부처에 "원자재 가격 안정 조치를 마련하고 관리를 강화해 매점매석이나 가격 부풀리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옥죄기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가통계국은 주요 원자재 50종의 시장 가격을 모니터링하는데, 그 중 30종의 경우 5월 하순 가격이 중순 때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과 선재(단면이 원형인 철강재), 연료용 석탄 등의 가격은 10% 넘게 떨어졌다.
 

[사진=CCTV 누리집 갈무리]


◆"美·유럽과 다르다, 하반기 안정될 것"

중국 입장에서 반가운 건 PPI와 달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5월 CPI 상승률은 1.3%로 시장 전망치(1.5%)를 하회했다. 비식품 가격은 1.6% 올랐지만, 식품 가격은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훙타증권의 리치린(李奇霖) 수석분석가는 "비식품 가격 상승이 CPI를 끌어올렸다"며 "오프라인 소비 회복,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산품 가격 동반 상승, 연료 가격 인상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반면 식품 가격은 돼지고기 가격 급락(-23.8%) 등의 영향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롄핑(連平) 중국수석경제학자포럼 이사장은 "현재 돼지고기 수급은 조정기를 거쳐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며 "가격 하락이 지속돼 CPI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희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상반기 파동이 컸던 물가 수준이 하반기 들어서는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정허우청(鄭後成) 잉다증권 연구소 소장은 "올해 PPI는 전년 기조효과의 영향으로 5월에 정점을 찍은 뒤 6월부터 하락 반전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양적 완화를 실시한 데 반해 중국은 유동성 공급에 신중했던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롄 이사장은 "안정적인 통화 정책 기조 속에 대규모 양적 완화가 없었다는 게 중국의 특징"이라며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기초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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