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를 제압하는 현장에서 여성 경찰관(여경)이 멀뚱히 구경만 했다는 주장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여경 무용론'이 또다시 제기됐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며칠 전 여경, 구경하는 시민인 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얼마 전 주취자 제압.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보니 참 가관이더라. 남자 경찰관(남경) 3명이 더 온 뒤 수갑 채우고 끝났다"는 글을 남기며 두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2000개가 넘는 댓글(9일 오후 2시 기준)을 남기며 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남경은) 하얀 속옷이 다 튀어나오도록 제압하는데 그걸 진짜로 구경만 하느냐"고 쓴소리 했다.
다른 누리꾼은 "2인 1조로 현장에 출동하는 이유는 구경하라는 뜻이 아니라 긴급상황 시 동료 생명을 구하라는 의미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대다수 누리꾼은 여경의 행동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2019년에도 한 여경이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여경 무용론에 불을 지폈다. 당시 경찰이 공개한 1분 59초짜리 영상을 보면, 남경이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경은 시민에게 "남자분 한 분 나오세요"라며 다급하게 요청했다.
이어 "(수갑) 채우세요"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취객을 체포하지 못한 여경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모자라 수갑까지 채워달라고 말한 것은 경찰관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지난 4월에는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미신고 불법 집회를 벌인 여성 시위자 1명을 제압하는데 여경 9명이 투입되는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여경 무용론을 재점화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여경 업무 강도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한 경찰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같은 시설 근무라도 왜 남경은 8시부터 근무고 여경은 9시부터 근무 시작인가. 또 왜 남경은 밤샘 근무를 시키고 여경은 당직근무 자체가 없는 건가"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면서 남경이 역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남자 기동대와 여자 기동대는 인원과 규모가 달라 똑같이 근무를 못 시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