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 올들어 50여개 점포 통폐합 수순··· 신한·우리·하나도 가속도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월 초까지 점포(출장소 포함) 30여곳을 통폐합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내달 9일 여의도IFC 등 전국 28개 점포 영업을 종료하고 9월 3일자로 2개 지점에 대한 영업을 추가로 종료하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이 통폐합을 통해 문을 닫았거나 운영 종료를 예고한 점포는 올들어서만 50여곳에 이른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은행은 내달 12일부로 대치북지점과 동탄역지점 등 영업점 19곳을 인근 영업점으로 통합해 운영하겠다고 예고했고, 신한은행 역시 8월 중 13개 점포 문을 닫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21일과 28일 각각 7곳과 9곳, 9월 6일에는 5곳의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의 점포 축소 움직임은 최근 수년째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6405곳으로 1년 새 304곳이 감소했다. 1년간 은행권 점포가 334곳 사라질 동안 신설 점포는 30곳에 불과했다. 특히 '금융권 맏형'인 업권 규모에 걸맞게 폐쇄 점포 4곳 중 3곳(78.3%)은 시중은행 몫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가파른 은행 점포 폐쇄가 고령층과 장애인 등 금융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지난 3월 점포 폐쇄 관련 절차를 강화했으나 은행권의 '몸집 줄이기' 움직임에는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모바일뱅킹 활성화 등으로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도 이 같은 추세에 한몫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별도의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어 비용, 디지털 인프라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및 빅테크 등과 경쟁해야 하는 은행권의 위기감이 '체질 개선'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살빼기' 4대은행 인력 감축 본격화··· 1분기에만 2000명 짐 쌌다
일선 시중은행은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하듯 점포 폐쇄뿐 아니라 임직원 감축에도 한창이다. 4대 시중은행이 최근 공개한 1분기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임직원 수는 총 5만581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5만7873명에 비해 2054명 줄어든 수치다.
은행별로 봤을 때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1만7547명에서 1만6880명으로 667명이 줄었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604명이 감소한 1만3875명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535명이 감소한 1만11421명, 신한은행은 248명이 감소한 1만3643명이다.
반면 비정규직은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전체 비정규직 직원 수는 3월 말 기준 4595명으로 전 분기 대비 3.3% 늘어났다. 2018년 말(3984명)과 비교하면 2년여 사이 15.3%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규직이 6만151명으로 6.0% 감소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다만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단순히 비정규직 수가 늘어났다는 것만으로 고용의 질이 악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텔러나 파트타이머 등 일반적인 비정규직의 채용을 대폭 늘린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 추세에 맞춰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한편 퇴직 1년 이후 재고용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비정규직 지표가 늘어난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