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가파르게 하락한 원∙달러 환율은 1080원선에서 저점을 확인한 뒤 올해 들어서는 이 레벨을 저점으로 연초부터 반등에 나섰다. 단숨에 1100원을 회복한 뒤 이후 거침없이 추가 상승에 나서며 지난 3월 초에는 1145원까지 레벨을 높이기도 했다. 환율은 그 뒤로는 움직임이 다소 얌전(?)해졌다. 1105원과 1135원 정도를 각각 저점과 고점으로 약 30원 정도의 레인지 안에서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양상이다.
환율의 움직임은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혹은 위험회피 분위기 그리고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추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3개월 정도는 이 같은 대외 변수들이 오락가락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방향성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수급상으로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이탈 자금과 4월 중 집중된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수출 경기 회복과 맞물려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국내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은 환율의 상단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 및 연준의 양적완화 스탠스 종료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우려가 거세지면 금융시장은 위험회피 및 달러화 강세로 반응을 보이고 반대로 우려가 누그러지면 위험자산이 힘을 얻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는 식이다.
지난주에는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경기 과열 및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가 주춤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고용지표에서 신규 일자리수는 시장 예상치인 67만명 증가를 밑도는 55만명 9천명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지표 발표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하락했고, 달러 인덱스는 0.4% 하락한 90.116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지난주 거래를 1110원대 중반에서 마친 원∙달러 환율은 주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10원선으로 내려섰고 7일 서울 시장에서도 오전 중 1110원선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물가 지표가 대기중이다.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월 CPI 지표가 전년대비 4.2% 상승하는 `서프라이즈’를 나타내면서 연준이 이른 시기에 완화정책을 중단할 것이라는 `테이퍼링 우려’가 거세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5월 지표에서도 물가 상승률은 4%대의 높을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지표와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의 주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