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건강한 수면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

2021-06-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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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부소장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면부족국가이다. 이에 따라 수면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수면산업협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수면시장은 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슬리포노믹스(Sleep과 Economics의 합성어)나 슬립테크(Sleep과 Technology의 합성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수면 관련 용어들이 지속적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수면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지만, 수면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는 사람에게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면에 관심이 있건 없건 모든 사람은 필수적으로 잠을 자고, 잠을 자면서 수면을 돕기 위한 수면 도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수면을 잘 취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다. 조명이나 향, 수면유도제품 등 다양하게 있지만 그중에서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까는 것, 베는 것, 덮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수면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거나 수면에 관심이 없어도 이 세 가지는 사용하면서 잠을 잔다.
 
이 중에서도 특히 건강과 웰니스(Wellnes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베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리서치 기관인 ‘마켓 리서치 엔진(Market Research Engine)’에 의하면 기능성 베개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5.8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목 통증 유병률 증가, 의료비 지출 증가, 소득 증가 등이 성장의 주원인으로 거론된다.
 
세계적으로도 목 통증 이슈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잘못된 자세로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의 증가, 컴퓨터 작업 시간 증가, 스마트폰 사용 시간 증가 등으로 인해 목과 관련한 불편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목 디스크 환자는 2015년 88만5431명에서 2019년 102만7650명으로 4년간 16% 늘었고, 거북목(일자목) 증후군 환자 수는 2015년 191만6556명에서 2019년에 224만1679명으로 1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업무나 학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경추(목뼈) 및 척추 관련 불편함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낮 동안에 목에 가해진 피로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시간이 바로 잠을 잘 때이다. 그런데 잠을 자면서도 바른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24시간 내내 몸에 부담을 주게 될 뿐만 아니라 숙면을 방해하고, 피로 해소를 방해한다.
 
그러면 수면 시 바른 자세는 어떤 자세를 말하는 것일까. 수면 시 바른 자세는 서 있을 때의 바른 자세를 누워서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이 눕게 되면 바닥에 깐 침구와 인체 사이에 틈이 생기게 되는데, 베개는 후두부에서 목덜미에 이르기까지 생기는 바닥 침구와 신체 사이의 빈 곳을 메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베개가 단순히 머리를 얹는 도구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이때 베개의 높이가 너무 낮으면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고개가 앞으로 숙여져 바른 목 자세를 취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바른 목 자세를 유지해 줄 수 있도록 본인에게 맞는 높이의 베개를 베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사람은 밤새도록 한 자세로만 자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룻밤에 20~30회의 뒤척임을 하면서 하중이 특정 부위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 땀과 열을 배출하면서 미세 수면환경을 조정한다. 반듯하게 누운 자세에서 옆으로 눕는 자세로 바뀌면 어깨너비로 인해 인체와 바닥 사이의 거리는 조금 더 멀어진다. 그래서 옆으로 누울 때에는 조금 더 높게 베개를 베야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베개의 모양은 반듯하게 누웠을 때와 옆으로 누웠을 때 모두 바른 자세를 유지해 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사람마다 선호하는 소재나 부드러운 정도는 다르다. 누구는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고, 누구는 딱딱한 것을 좋아하기도 하며, 부드럽거나 딱딱한 것도 개개인마다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경도여도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소재마다 열과 습기에 대한 처리 능력이 다르고, 유지관리 방법도 달라 본인의 기호와 체질, 사용 환경에 맞는 것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래서 베개는 되도록 직접 체험해 보고, 비교해 보고 선택해야 후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수면에 대한 불편함이나 목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사람만 베개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평소에 잠을 잘 자는 사람도 자는 동안에 바른 자세를 유지해 줄 수 있는, 본인에게 맞는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좋은 하루는 좋은 잠에서 시작되고, 좋은 잠은 본인에게 맞는 침구를 사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름다움을 위해 디자인을 보는 것도 좋지만 건강을 위해 직접 보고, 체험하고, 비교해 보고 나에게 맞는 베개를 선택하는 가치 있는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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