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여아' 살인혐의 친언니 징역 20년 선고

2021-06-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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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유기·보호양육 소홀로 피해자 숨져" 질타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지난 4월 22일 방치로 숨진 구미 3세 여아를 위한 밥상이 차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북 구미에서 친딸로 알고 키워 온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언니 김모씨(22)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형사합의부(이윤호 부장판사)는 4일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료이수 160시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유기하고 보호양육을 소홀히 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라며 "홀로 방치된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겪었을 외로움과 배고픔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도 안 된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아동은 안정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고, 모든 형태의 학대·폭력·방임으로부터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초 살던 집에 3세 여아를 남겨두고 이사를 해 같은 달 중순께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재혼한 남편 사이에서 임신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아이에게 나오는 양육·아동수당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있다. 올해 2월 구속돼 살인과 아동복지법·아동수당법·영유아보육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애초 숨진 아이의 친모로 알려졌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 검사 결과 외할머니 석모씨(48)가 친모이고, 김씨는 친언니로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 4월 9일 열린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달 결심공판에선 "주는 벌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범죄 행위에는 변명 여지가 없지만 살인 의도나 계획은 없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생후 29개월 아이가 무더운 여름날 물 한 모금 먹지 못해 사망했다"라며 "아동학대를 엄벌해야 한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취업제한명령 1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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