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현장에서 원격·화상 수업용으로 선호도가 높은 화상회의 앱 '줌(Zoom)'의 교육용 서비스 유료화를 앞둔 일선 교사들의 우려가 짙다. 전국 학교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이 구축돼 있지만, 교사들이 연초 이를 사용하면서 겪었던 오류·접속장애 등으로 안정성이 떨어지고 기능과 편의성도 부족하다는 인식을 떨치지 못했다.
지난달 초 초중고교 교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설문 결과, 응답자 80%가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가운데 73%는 주된 화상수업용 앱으로 줌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무료 공공 서비스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나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온라인클래스'를 합한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2일 김유열 EBS 부사장은 "3월 개학 때 (온라인클래스) 시스템에 문제가 좀 있었고 당시 선생님들에게 불편함이 강력하게 각인된 것 같다"면서도 "지금 시스템이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고 개별 사용자의 컴퓨터·인터넷 환경에 따라 문제는 늘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3~4월 대비 민원이 많이 줄었고 개선이 많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원격수업을 위해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국내 민간 기업들의 대안 서비스도 나왔다. 네이버 웨일 팀은 화상회의 기능을 탑재한 브라우저 기반 교육용 플랫폼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올초 KT가 상용화한 온라인 교육플랫폼 'KT에듀'와 스타트업 구루미의 '구루미 비즈' 등이 공공조달용으로 출시됐거나 등록이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교총의 입장은 그대로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과거부터 공공의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고 많이 요구했는데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료화되더라도 쓸 수 있도록) 줌 사용비를 지원해줘야 한다"며 "공공 LMS의 안정성이나 원격수업 기능의 접근성이나 편의성을 보완해 완벽해질 때까지는 다른 기술 사용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총은 지난달 13일 교육부에 줌 사용비 지원과 공공 LMS 보완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보냈다. 일부 지자체 교육청이 공공 LMS를 대안으로 보거나 이를 쓰도록 권장하며 비용 지원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라 즉각 지원이 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교육부가 검토 중인 2학기 전면 등교수업 재개도 변수다. 교육부는 9월부터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를 추진하고 있고, 이 경우 원격수업 비중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