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단독으로 강행했다.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앞서 지난 26일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 막말 논란으로 파행됐다. 인사청문회 재개를 요구했던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간 극한 갈등이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민주당 주도로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한 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인 이날 단독으로 회의를 열고 약 3분 만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일방적 행태는 ‘오만’과 ‘독선’을 넘어 ‘의회독재’의 정수를 보여준 것”이라며 “민주당은 ‘부적격’ 후보자를 검찰총장에 임명하기 위해 인사청문회에서 이전투구식 진흙탕 전술을 폈다. 야당 청문위원들에 대한 인격모독과 인신공격까지 하며 인사청문회를 고의로 파행시킨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앞으로 청와대와 민주당은 ‘협치’와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무도’, ‘무법’한 행태 때문에 대한민국의 법치는 말살됐고, 공정의 정의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 문 정권은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 지도부도 설전을 벌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청문보고서 채택을 동의하지 않았던 것을 언급, “그랬던 윤 전 총장을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환영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며 “그때 그 모습을 돌이켜보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인사청문회는 야당의 어깃장으로 허무하게 끝났다”며 “야당은 그러고도 시한이 끝난 인사청문회를 다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는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더 이상 어깃장을 부리지 말라”고 했다.
반면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동의없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