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인구 동향'을 보면 지난 1분기 전국 출생아 수는 7만519명으로 작년 동기보다도 4.3%(3133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의 합계출산율은 0.88명으로 1년 전보다 0.03명 감소한 것은 물론 역대 1분기 기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비해 아동복 시장은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과정에서 회복세가 빠른 산업군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보복소비가 본격화된 올해 2월부터 백화점 판매량 급신장을 아동복 매출이 주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 2월 롯데백화점 아동복 매출 성장률은 85%로 다른 상품군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 신장률 37%를 훌쩍 웃돈 것이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이 기록한 매출 신장률은 48.3%에 달한 가운데 아동복 매출이 68.1%로 가장 많이 올라 전체 매출 증가율을 이끌었다.
지난 3월에도 국내 백화점 3사 아동복 매출 증가율은 116~133%에 달했다. 롯데백화점 아동복 매출의 3월 한 달 간 증가율은 133%, 현대백화점은 127%, 신세계 백화점 116.4%다. 심지어 이는 불황을 모르는 명품보다 높은 증가률이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103%, 현대백화점은 85.4%에 그쳤고, 신세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앞으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아동복 시장 규모는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5년 전 세계 의류시장의 연평균 성장률(2%)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올해 전 세계 아동복 시장 규모는 약 2710억 달러로, 한국 돈으로는 약 307조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한명만 낳아 잘기르자'는 생각에 오히려 아이에 대한 지원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아이가 귀해지면서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 삼촌, 이모 같은 일가친척에 지인들까지 아이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게돼 인구가 줄어도 키즈 산업이 쉽게 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