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한반도 최대의 소금 생산지였다. 이를 아는 이가 많지 않기에 현재 산업도시 울산의 옛 모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울산의 소금을 문화유산 관점에서 연구한 '울산의 문화유산 마채제염'(문홍일, 남흥제염문화연구원, 179쪽)이 출간됐다.
마채제염은 마채염전에서의 소금 제조를 말한다. 마채염전은 1960년대까지 울산시 남구 부곡동과 하개동, 울주군 청량읍에 걸쳐 형성됐던 염전으로 지금은 석유화학공단이 자리하고 있다.
마채소금은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말려 생산하는 천일염과는 달리, 바닷물을 끓인 자염(煮鹽)이다.
밀물 때 들어온 바닷물을 도랑에 가뒀다가 갯벌에 뿌린 뒤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 소금으로 응고되고, 여기에 다시 바닷물을 부으면 염도가 30~40% 이상 높아진 염수를 얻을 수 있다. 이 염수를 끓이면 자염이 된다.
조선중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태종실록',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등 사료를 통해 염업 중심지로서의 울산을 조명했다.
1934년 간행된 '울산읍지'에는 울산면 삼산염전이 3만 6000평에 21만 6000근, 하상면 대도염전이 3000평에 4400근, 대현면 합도염전이 3650평에 1만 3400근, 청량면 마채염전이 5500평에 2만 7500근을 각각 생산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1903년 간행된 오카 요이치(剛 庸一)의 '최신 한국사정'에 '한국에서 울산은 소금 생산지로 유명하다'는 기록도 있고, 실제 조사 결과 북구 염포염전을 포함해 울산이 전국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한반도 최대 소금 생산지였다"고 강조한다.
마채염전의 구체적인 생산과정을 밝힌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적어 바닷가에서 해수를 끌어들이기 쉬운 갯벌로 이뤄진 마채염전의 환경과 소금을 제조하는 염막, 간수 공장, 각종 도구와 장비를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저자 문홍일씨는 목포 출생으로 울산대 일반대학원 문화유산․문화콘텐츠학과에서 학위를 받고, 전남 신안과 울산의 소금분야에 천착하면서 '팔금도제염문화 100년', '위대한 유산 천일염' 등을 출간했으며, 현재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