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흡수속도가 19초?”···軍, 부실 피복 182억 납품 논란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병사들에게 수년 동안 지급된 베레모와 운동복 등 피복류 수십만 개가 ‘불량품’이라는 지적이 19일 나왔다. 

이날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군에 납품된 피복류 6개 품목·18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베레모와 육군 춘추운동복 및 여름운동복 등 3개 품목을 납품한 8개 업체가 기준 규격 미달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8개 업체가 지난 5년간 군에 납품한 규모는 춘추운동복이 19만 5000여 벌, 여름운동복이 30만8000여 벌, 베레모 30만 6000여 벌 등 총 81만여 벌 182억원 규모에 달한다.

기준에 미달한 8개 업체를 품목별로 보면 여름 운동복 납품업체가 5곳, 춘추운동복 남품업체가 2곳, 베레모 납품업체가 1곳 등이다.

관련기사

• 與 비례의원 65% 지역구 도전…김예지·윤주경은 공천 신청 안해
• 인수위 인선 결과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윤주경.김중태 임명"(5보)

한 업체가 납품했던 육군 여름운동복 하의는 ‘땀 흡수속도’ 평가에서 품질 기준인 2초 이하에 한참 못 미치는 19초로 평가됐다. 땀 견뢰도(땀으로 인한 변색‧변형 정도) 평가에서 상‧하의 규격 미달 제품을 납품한 업체도 있었다.

베레모는 천의 표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고 튕기는 정도를 의미하는 발수도가 기준 규격에 미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준 미달 제품이 납품된 이유로 상대적으로 허술한 피복류 품질보증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수품은 종류별로 품질보증 기준이 나뉜다. 피복류의 경우 ‘완제품’만 평가하는 ‘단순품질보증형(I형)’으로 분류돼 있다. 이 경우 방사청은 ‘제품이 기준에 부합한다’는 납품업체의 공익성적기관 성적서를 제출하면 그 진위만 평가하게 된다.

윤 의원실은 일부 업체가 이 점을 악용해 공익성적기관 의뢰 시에만 정상적인 제품을 제출해 결과서를 받고, 실제 납품할 때는 불량원단이 사용된 피복류를 납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은 문제가 확인된 8개 업체 중 1곳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7개 업체에 대해선 계약 기간이 남아 시정조치를 내렸다. 다만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추가 정밀분석을 실시해 위법성 등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불량 납품 재발 방지를 위해 납품업체에 대한 위험등급을 분류하고 고위험 업체에 대해서는 보다 강화된 품질보증활동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불량납품 업체를 즉각 퇴출할 수 있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도 검토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