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를 조기에 잡지 못할 경우 올해 예상 경제 성장률인 4%대 달성 목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내 확진자 세 자릿수...방역 수준 3단계 격상
1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대만 현지 언론을 인용해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국무총리)이 이날 타이베이와 신베이의 방역 경보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이를 이날 오후 4시부터 28일까지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대만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 0시 기준 180명으로 급증한 데 따른 결정이다. 이 중 132명은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3단계로 상향되면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학교와 병원, 정부 기관 등 생활 필수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 운영이 불가능하다. 실내에선 5명, 야외에선 10명 넘게 모일 수 없다.
정부 발표 직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대한 운영 제한이 따로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불안한 시민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4%대 달성 목표 제동 우려↑
이에 따라 대만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성공하면서 3%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같이 이어진다면 올해 4.64% 경제성장률 달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코로나19 확산세로 대만에서 봉쇄 조치가 강화되면서 대만 경제가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토니 푸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만 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북부 지역 이외로 확산해서 공장이 폐쇄되고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올해 대만 경제에 이중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소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확진자가 한 달 이상 쏟아지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남부의 제조업 중심지로까지 번진다면 소비에 타격을 주고,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기술기업의 생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 사태가 심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대만은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를 거느린 반도체 생산 중심국가다.
마톄잉 싱가포르 DBS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의 강화된 방역 조치와 주가 하락으로 대만의 국내 소비가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확진자 증가의 여파로 대만 증시의 주가는 이번 주 8%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