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 클래스 A(약칭 CPNG)는 12일(현지시간) 기준 35.33달러로 이달 들어서만 16% 가까이 내렸다. 상장 첫날 종가(45.80달러)에 비하면 약 23% 하락한 수준으로, 공모가(35.0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42억686만 달러(약 4조7348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작년 동기보다 74% 늘어난 규모는 물론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1분기에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구입한 적 있는 고객을 의미하는 활성 고객 수는 1603만명으로 전년 동분기보다 21% 늘었고, 활성 고객 1인당 순매출(구입액)도 262달러(29만49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커졌다.
다만 매출과 함께 적자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억9503만3000달러(약 3321억원)로 180% 늘었고, 영업손실도 2억6731만6000달러(3007억원)으로 263% 넘게 증가했다. 쿠팡은 8700만달러(약 979억원) 규모의 주식 보상으로 일회성 비용이 늘었다고 일축했지만, 시장에서는 경영 정상화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미국 증시 환경도 쿠팡에 긍정적이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기술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팡을 비롯해 미래 기대 수익으로 기업가치가 평가되는 기술주들은 금리가 인상될 경우 기대 수익이 줄어들어 주가에 부정적이다.
그래도 증권가에는 쿠팡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하는 전문가도 많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온라인 유통의 사업가치는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절대적 시장 점유율에 있다"며 "쿠팡이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 실질적인 1위 업체로 막대한 직매입·물류·배송과 정보기술(IT) 역량을 기반으로 향후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쿠팡의 합리적인 적정주가를 아마존 PSR 3.2배에 10% 프리미엄을 적용해 39달러로 추산한다"며 "다만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 패권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으로 함부로 기업가치를 논하기 쉽지 않아 기업가치보다는 실적 모멘텀을 지켜보면서 비중 조절을 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