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문제가 생긴 이유는 야당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인 정부와 여당이 아직 법률도 만들기 전에 각종 정책을 국회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따른 반발이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3월에는 국회에서 법안이 마련된 후 현재 정부가 상세한 시행규칙을 만들고 있어야 할 시기다. 사실상 지금까지 정부가 선정한 180만㎡ 규모 공급대책 후보지는 근거 없는 약속을 받은 셈이다.
정부는 관련 법이 정부가 생각했던 원안대로 처리되길 기대하면서 국회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계류 중인 안건 중 핵심은 민주당 진성준·김교흥·조오섭 의원이 발의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주거재생 혁신지구 근거 법령이다.
국회 본회의에 법안을 올리기 전에 상임위원회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야당은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입법과 공공주도 공급대책의 타당성을 지적하면서 합의를 거부한 상태다.
국토위 여·야 다수 관계자 발언을 종합하면 현재 5월 회의 일정은 미정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건으로 2·4 후속 입법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A의원은 "정부·여당은 근거 법을 만들기도 전에 현금청산이니, 공공이 주도하는 새로운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등 공언해왔다. 야당을 패싱하고서 그 말에 책임질 능력이 있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입법만 완료되면 최대한 빨리 공공참여형 정비사업(직접시행·도심복합개발·주거재생혁신지구)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후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미리 추진해놓겠다는 입장이다.
정비사업 지구지정 요건인 '토지주 3분의 2동의 및 토지 2분의 1 확보'를 위해 입주민 설득작업을 미리 해놓으면 법이 만들어지자마자 지구지정 후 인허가를 진행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정부는 더 많은 후보지를 발굴하고 주민 동의를 받아낼수록 정부가 원했던 법안대로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7월 예정지구 발표에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에게 약속한 인센티브와 현금청산 문제 등은 모두 (계류 중인) 법안이 원안대로 처리됐을 때 보장될 수 있다. 최대한 원안대로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정책관은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고 지자체 협의도 거친 사안이 많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런 현실이)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야당이 표면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물밑에서 정부와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는지 묻자 그는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