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집합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적절치 못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지난 9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전반적으로 하향성 횡보를 하는 양상이다. 특별 방역점검주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 주일, 한 주일이 특별주간이라는 자세로 방역에 임해 조만간 일평균 확진자 수가 500명 이하로 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9일까지 2주간을 특별방역점검 기간으로 설정해 방역을 강화해 왔다.
이 기간 동안 정부는 방역 조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집중 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불시 단속 작업을 통한 수칙 위반 여부도 살폈다. 또 방역 긴장감 제고를 위해 방역 수칙 준수 홍보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달 9일부로 정부가 특별방역점검을 종료한 것은 최근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1일 만에 최소치인 46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추이만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1개월간 월요일 확진자 수를 살펴보면, 주말 검사 건수 감소 여파로 △4월 29일 499명 △5월 3일 488명 등 이미 여러 차례 500명 이하에 머무른 바 있다.
또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도 속출하고 있고 전파력이 매우 강한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도 울산 일부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점차 넓게 퍼지고 있는 만큼, 확진자 수 규모는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달 4일 기준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등 주요 3종 변이 감염자는 63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과의 접촉력이 있는 확진자까지 포함하면 총 1499명에 달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드러난 확진자 데이터 만으로 방역 당국이 너무 빨리 방역 강도를 낮추는 것 같다"며 "백신 접종이 병행된다는 판단에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 같은데, 이는 이스라엘, 미국과 같이 백신 1차 접종률이 50%를 넘는 국가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특별방역점검에는 방역 단속을 실시한다거나, 방역 수칙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로 담겨있다"며 "변이 바이러스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 유지를 해도 무리가 없는 제도를 굳이 종료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