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 단체휴가 지시에...병사들 "코로나19 연좌제냐"

2021-05-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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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자유권 박탈당했다" 등 병사 불만 쏟아져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국방부에서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병사들이 휴가를 다녀온 뒤에도 평소 지내던 생활관에서 격리 생활하는 '단체 휴가'가 10일 본격 시행됐다. 그러나 시행 첫날부터  '땜질식 처방',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처방'이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국방부는 중대나 소대 단위별로 한꺼번에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전체 부대원 20%였던 휴가자 비율을 최대 35%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중대 단위 단체 휴가를 다녀오면 급하게 임시 시설을 마련하는 대신 생활관을 격리시설로 활용한다.
이번 계획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그들(병사들)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고충을 해결하고자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지난 7일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결정했다.

하지만 서 장관 기대와 달리 소대·중대 단위별 휴가나, 격리시설 생활관 대체에 대한 병사들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강원 육군 부대 A 병사는 아주경제에 "국방부 말대로라면 소대와 중대가 단체 휴가를 다녀온 뒤 생활관에 코호트(집단) 격리할 텐데 휴가자가 많아진 만큼 부대 내 감염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휴가 때보다 부대 복귀 후 예방적 격리 기간에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이라며 "코로나19 연좌제냐"고 비판했다.

경남 공군 부대에 복무 중인 B 병사는 "단체 휴가 시행으로 내가 원하는 때에 휴가를 쓸 수 없게 됐다"며 "병사 휴가 자유권이 박탈당했다. 간부들과 너무 다른 처우에 분노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육군 부대 소속 간부 C씨는 "휴가를 다녀온 병사가 격리로 인해 2주간 모든 부대 업무에서 열외 되는 것을 그간 병사들이 당연하게 생각했다"며 "그런데 격리시설이 생활관으로 변경된다는 소식을 접하자 병사들끼리 불만을 얘기하는 걸 자주 본다"고 전했다.

편하게 휴가를 다녀온 사병에게 휴가도 못 가고 부대에 남아 힘든 인원들이 생활하는 공간마저 내줘야 하느냐는 지적이 많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35%라는 기준선을 정한 것이고, 각급 부대 여건을 고려해서 휴가를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하달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어 "생활관 단위로 휴가를 시행하는 게 불가능한 부대도 많다"면서 "군사 대비 태세를 (지침 적용) 우선순위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대나 중대 단위 휴가를 위해서 개인별 휴가 일정을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별로 휴가를 원할 경우 희망에 따라 시행 가능하다"며 "이번 조치는 교육훈련·휴가복귀자 격리 등 병력관리 융통성 차원에서 휴가 가능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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