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공업신식화부(공신부)는 성명을 통해 철강업체에 오는 6월부터 생산 능력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공신부는 성명에서 "지역 개발 이익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좀비기업'을 살렸고, 이로 인해 철강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의 철강 프로젝트를 위해 생태시범구역, 창장(長江·양쯔강) 경제벨트와 황허, 지방 정부는 맹목적 투자와 무질서한 건설의 방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발개위는 별도의 공문을 통해 기존 금속 제련시설에 대한 일제 점검을 지시하고 공장 이전을 위한 기준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애초 중국에는 철강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관련 규정이 있었지만 이제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SCMP가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사상 처음으로 10억톤을 넘어섰다.
중국은 오는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탄소배출 감축 계획 실현을 위해서는 최대 에너지 소비 산업인 철강 분야에 대한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SCMP가 전했다.
또 호주와의 무역 갈등과 철광석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중국이 철광석 수입의 60%를 호주산 철광석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중국과 호주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가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주장해온 미국에 동조해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하면서다.
지난해 국내 투자와 급격한 경제 회복에 힘입어 코로나19 충격에도 중국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다.
SCMP는 올해 1분기 철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면서 향후 좀 더 공격적인 철강 생산 감축 정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