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현실판 부부의 세계, 막장 드라마 보다 더 막장인 이혼법정....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슬기로운 이혼생활

2021-05-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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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다 더 막장 같은 현실.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지만 막상 결혼을 해보니까, 생각과는 다르다. 그래서 결국 삶의 동반을 약속한 사람과 헤어지는 이혼을 선택한다. 그 과정은 분명 큰 고통이며, “아이 때문이라도 참고 살아야지”라는 생각과 “얘 한번 갔다왔잖아”라는 주변의 말을 들을까봐 참게 되곤한다. 그래도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생각과 내 행복을 위해 이혼전문변호사를 찾아간다.

부모에게 말하기가 꺼려져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못한 채 이혼 법정에 들어선 자녀의 모습을 보고서는 의뢰인의 부모가 이혼전문변호사에게 “내 아들, 딸 법정에 서게 한 나쁜X”라는 욕을 듣기도 한다. 그만큼 이혼전문변호사를 곱게 보지만은 않는다는 게 현실이다. 친구와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속내를 보이는 사람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이혼전문변호사 최유나 변호사와 슬기로운 이혼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 ]


Q. 어쩌다가 이혼전문변호사를 하게 됐나요?

A. 변호사가 되기 전부터 이혼전문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가정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운이 좋게도 변호사가 되고 난 이후에도 이혼사건이 굉장히 많은 로펌에 들어가게 됐고, 거기에서 이혼팀을 이끌게 되면서 점점 흥미를 갖게 되고, 이혼을 전문분야로 등록해서 이혼전문변호사를 하게 됐어요.

Q. 이혼전문변호사를 많은 변호사들이 기피 하는 직종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뭔가요?

A. 지금은 이혼율도 높아지고 제가 처음 변호사가 됐을 때보다 세상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어요. 로펌에 들어가면 민사나 형사, 행정사건을 하고 싶어하지, 이혼사건이 제일 재밌으니까, 이혼전문변호사가 되는 분들은 찾기 힘들어요. 저도 ‘이혼전문변호사를 하면 좋을까’라는 의문을 품은 적도 있었고요. 사건을 다뤄보니까, 이혼이라는 것이 100개의 사건이 있으면 다 다를만큼 엄청 다양하기 때문에 이걸 천편일률적으로 하기 보다는 개개인의 사건과 구체적인 사안에 맞춰서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변호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이혼전문변호사가 된다고 했을 때 주변 선배 변호사들의 우려나 안 좋은 시선들은 없었나요?

A. 연차가 적을 때부터 이혼에 관심이 많고 이혼전문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니까, 저희 엄마도 “공익변호사가 돼서 좋은 일하면서 살 수 있는데 왜 하필 남이 이별하는 걸 나서서 하는 직업을 꼭 가져야겠냐”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고 다른 가족들도 그런 말들을 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도 오히려 재밌어 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직업이다 보니까, 그런 직업을 가진 친구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재밌어 했던 것 같고, 크게 만류하는 분들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다른 게 낫지 않나 라는 목소리들은 있었어요.

Q. 이혼을 결심하고 찾아온 의뢰인들은 어떤 고민들을 갖고 있던가요?

A. 너무 다양해서 하나로 얘기하기는 어려운데 흔히 많이 아는 외도나 폭행 같은 사건으로 오는 분들도 있어요. 근데 대부분은 큰 사건이 아니라 성격차이나 가사 일이 분담이 안 되거나 육아나 경제활동을 혼자서 하다가 지치는 불균형 때문에 오는 분들이 많아요.

Q. 폭력성이 있는 사람들을 연애 때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결혼 후에 알게 되는 걸까요?

A. 저도 이 부분이 궁금해서 의뢰인 분들한테 많이 물어보는데 전혀 몰랐다는 분들은 거의 없어요. 어느 정도는 폭력성을 느꼈다는 분들이 많거든요. 차를 타고 가다가 화를 낸다거나 어른들이 횡단보도를 늦게 건너는데 욕을 하는 폭력성을 보이는 분들이 은근히 많아요. 살면서 폭행을 당하거나 폭행을 하는 장면을 보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잠깐 화나서 그런가 보다”정도로 가볍게 넘어가는 것 같아요. 근데 넘어간 것들이 결혼해서는 굉장히 큰 문제들로 다가오고 이혼을 결심하지만 대부분을 연애할 때 알아차려도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모른 척 했다거나 별로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아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Q. 이혼이 아닌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가요?

A. 이혼소송이라는 것은 법에 우선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합의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이혼 안한다고 하시면 중간에 취하하시거나 이혼은 안하되, 별거를 유지하는 걸로 관계를 정리하는 경우도 많고 극소수이긴 하지만 소송 중에 서로에 대해 몰랐던 상황에 대해서 듣고 하소연을 하다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더 가까워지는 분들도 간혹 있어요.

Q. 이혼을 꺼려하는 이유가 뭘까요?

A. 첫 번째는 자녀때문이고, 두 번째는 사회의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자녀를 낳아서 기르다 보면 이 사람이랑 살고 싶지 않다고 해서 이별을 간단히 결심하기에는 아이에게 그것을 설명하기에 아이가 너무 어려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감당을 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고통 받는 경우가 많아서 이혼을 결심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배우자가 외도나 폭행이 있었지만 자녀한테는 굉장히 좋은 엄마이고, 아빠일 경우에 굉장히 망설이더라고요. 나 하나 참으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아무래도 자녀의 행복이 부모의 행복보다 우선시 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혼이라는 것은 굉장한 노력 끝에 결심하는 과정이라고 할지라도 사회적으로 “저 사람 어떤 문제가 있어서 이혼했겠지”, “성격이 안 좋아서 상대방이 못 견뎠나보다”, “어떻게 자식을 놓고 이기적으로 생각할 수 있나”라는 시선들이 여전히 많아요. 그렇다 보니까, 억울한거죠.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가정을 열심히 지켰는데 이혼을 하면 수포로 돌아가고 오히려 나는 계속 가정을 못 지킨 이기적인 사람으로 손가락질 받을까봐 이혼을 결심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Q.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사건은 뭐였나요?

A. 드라마에서 나오는 외도나 폭행, 본인 자녀가 본인 자녀가 아니었다거나 옆집사람과 외도를 했다거나 회사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불륜을 했다는 얘기가 흔하게 등장하는데 저는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 짓지 않아요. 드라마라는 게 사건을 극화했다고 이 직업을 갖기 전에는 생각했었어요, 근데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하면 더했고,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저런 일들이 드라마 속에서만 일어나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한데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서 더 극한으로 고통을 느끼거든요.

근데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일은 현실을 기반한 것이고, 사람의 욕망이라는 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한테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아요. 나한테는 동떨어진 일, 다른 사람들의 결혼생활을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모순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Q. 이혼사건이 나오는 드라마를 어떤 관점에서 보세요?

A. 두가지 관점에서 봐요. 하나는 법적인 관점에서 보고, 두 번째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그 사람들의 마음이 전이돼서 공감을 하는 부분이 많아서 감정적인 측면에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부부가 이혼을 합의하면 협의이혼의사신청서를 써야 되는데, 이혼신고서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면 ‘저건 이혼을 하고 구청에 신고할 때 쓰는 서류인데 왜 저걸 가져왔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감정적인 측면에서는 ‘작가님께서 글을 쓸 때 이건 잘 묘사했구나, 당사자의 감정이 정말 저런데’, ‘저런 일을 겪으면 당사자들은 저런 말들을 하더라’라는 것들에 대해서 작가가 정말 취재를 잘하고 공감을 잘해서 썼구나 하는 드라마도 있고, 간혹 ‘저건 당사자의 입장에서 쓴 게 아니라 제 3자의 시선에서 감정을 유추해서 쓴 것 같아서 공감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어요.

Q. 직업병이 있나요?

A. 친구들이 저한테 연락을 해오면 이혼에 대해 상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이혼을 꼭 해야지” 보다는 부부싸움을 하거나 어떤 사건이 터지거나 힘들 때 제가 생각이 나는 거죠. “다른 사람들한테도 이런 경우가 있어? 나만 이러고 사는 거 아니야?”라는 걸 많이 물어보는데 친구한테 잘 시간쯤에 연락이 오면 철렁하는 게 있어요. ‘혹시 또 이혼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친구가 아니라도 지인이나 친척, 저를 아는 분들 중에서도 평소에 연락이 없던 사람에게 연락이 오면 ‘이혼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리고 옛날에는 주변에서 고민을 얘기하면 공감해주고 편이 되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직업을 갖고 나서는 저도 모르게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는 성향이 생긴 것 같아요.

Q.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친구들에게 해주는 조언들이 있나요?

A. 결혼이 연애의 완성이라는 시선을 거두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는 것 같아요. 우리가 정말 사랑해서 연애를 잘해왔고, 정말 순탄하게 결혼에 골인했다는 표현을 많이 하잖아요. 근데 결혼이라는 것은 골인지점이 아니라 출발지점이거든요. 진짜 연애가 시작되는 것일수도 있고,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시간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수준으로 느껴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에는 이 사람이 연애할 때처럼 계속 나한테 잘해주겠지, 나도 연애할 때처럼 이 사람을 사랑하겠지, 우리는 만나면 행복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결혼을 할 수 있어요. 근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산다는 건 절대로 좋은 일만 있을 수가 없고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거든요. 그래서 내가 이 사람의 정말 못난 모습까지도 볼 거라는 각오와 나 자신의 추하고 못난 모습까지도 내 스스로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언제 이혼을 말리고, 언제 이혼으로 이끌어내시나요?

A. 그걸 많이 물어보긴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하지는 않아요. 의뢰인 분들이 찾아왔을 때 가장 어려운 건 “이 정도면 이혼해야 돼요? 말아야 돼요? 이혼할까요? 말까요?”라는 결정 자체를 저한테 넘기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이혼을 해야지 라고 찾아오는 분들보다는 “이거 한번 상담해보고 내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어느정도 심한지 변호사한테 듣고 이혼을 생각해봐야겠다” 라는 분들도 많아요. 이외에도 저한테 이혼을 하지 말지를 결정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가 제일 곤란해요. 제가 뭔데 다른 사람한테 ‘이정도면 이혼해라’, ‘이 정도면 조금 더 노력해봐도 되지 않겠냐’라고 하는 건 정말 주제에 맞지 않고 어긋난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저의 일은 당사자가 한 결정에 대해서 최대한 공감하고 편이 돼서 소송을 수행해나가는 것이지, 결정을 돕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혼에 대한 결정은 가족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이혼변호사도 아니고 오직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배우자랑 살아본 사람은 본인뿐이고, 아무리 그 어려움들을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살아보지 않은 이상은 절대 알 수 없는 것이거든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는 건 그 사람의 가치관과 기준이 적용이 된 상태에서 전달이 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듣는다는 건 위험할 수도 있어요. 본인이 결정하고 주변에서는 공감과 위로와 응원을 구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Q. 의뢰인의 부모가 변호사님께 “네가 뭔데 이혼을 부추기냐”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사례인가요?

A. 법정에 가면 상대방 측 부모님이나 의뢰인 쪽 부모님이 제게 “왜 이혼을 하게 하고, 말리지 않았냐”, “부추겼냐”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개인이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서투르고 수동적이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요,

부모님들 입장에서도 내 자녀가 누가 부추기지 않는 이상 이혼을 했을 리가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그런 얘기들을 하거든요. 근데 실제로 당사자들을 상담해보면 부모한테도 차마 얘기하지 못할 너무 힘든 일들을 겪었는데 상처 받을까봐, 건강이 나빠질까봐 부모님한테 말하지 못하고 저한테만 털어놓는 거죠. 그러니까 가족들 입장에서는 “저 정도는 이혼할 사유가 아닌데 왜 변호사가 부추겼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근데 제가 당사자 얘기를 들었을 때는 당사자가 차마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못했던 얘기를 하고, 저한테 공감을 받고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상황들이 일어나지만 부모들은 자녀에게 항상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세상에 손가락질 받게 하고 싶지 않고 행복한 가정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한명의 부모로서 너무 잘 알지만 자식과 부모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100% 다 소통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자녀가 이혼을 결심하기 까지는 정말 많은 고통이 따랐고 그것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부모에게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것들도 많은데 누구한테 얘기를 하면 좋을까요?

A. 친구한테 얘기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부부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친구한테도 얘기 안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형제나 가족, 친구한테 얘기하기에도 너무 내적이고, 힘들고 자기 입 밖으로 꺼내면 본인의 불행이 확실시 되는 것 같다는 이유로 얘기 안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한테 와서 처음 얘기하신다는 분도 많고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사함을 느낄 때가 많아요. 제가 이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본인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도 하지 못하는 얘기를 처음 본 저한테 털어 놓는 걸 볼 때 제가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Q. 연애나 결혼을 할 때 이혼전문변호사에 대한 편견들은 없었나요?

A. 저는 학교 때 공부하던 사람과 만나서 부부가 된 케이스라서 그런 편견은 없었어요. 근데 오히려 결혼을 하고 시간이 흘러서 ‘이혼변호사는 나쁜 사람’, ‘가정을 깨는 사람’이라는 인식도 간혹 존재한다는 것을 변호사 3~4년차 때 인식했던 것 같아요.

Q. 결혼을 하기 전과 후 의뢰인들이 최유나 변호사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A. 이혼상담을 오는 분들의 대부분이 변호사가 결혼을 했는지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결혼하기 전에는 좋지는 않았죠. 결혼을 안했는데 자꾸 했냐고 물어보시고, 결혼을 하고나서는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가정을 이뤄서 살아봐야 내 마음을 이해하겠지” 라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혼사건을 진행할 때 결혼여부 자체가 변호사의 능력을 결정짓지는 못하지만 당사자를 상대함에 있어서 공감이나 위로를 조금 더 진정성 있게 하려고 결혼하고 나서 그 부분들을 계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당사자들은 배우자와 살기 힘들기 때문에 이혼을 하고 싶어하는 건데 왜 당사자의 부모들이 뭐라고 하는 걸까요?

A. 저도 변호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던 부분이었어요. 당연히 자녀가 힘들다고 하면 부모가 서포트를 해줄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세대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세대 분들은 이혼을 많이 만류하는데 이혼을 하고 나서 자녀가 처해질 경제적인 어려움과 자녀를 키우는 문제, 손자 손녀가 상처받는 문제,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에 대한 두려움들이 복합적으로 있어서 많이 만류를 하시더라고요.

Q. 변호사 사무실 바로 앞이 법원인데 자주 가시나요?

A. 바로 앞 법원은 민사, 형사재판을 하는 법원이라서 저희 회사에 민사, 형사재판을 하는 분들이 많이 가세요. 근데 저는 가정법원을 주로 가기 때문에 양재동에 있는 서울가정법원을 많이 가요. 양재동에 이혼변호사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저희도 양재동으로 회사를 이전하는 이야기가 있었긴 한데 꼭 그럴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해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사진= 김호이 기자/ 법원을 바라보고 있는 최유나 변호사]



Q. 증거를 잡기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게 있나요?

A. 드라마에서는 변호사들이 증거를 같이 잡으러 다니잖아요. 근데 현실에서는 그런 일은 없고 당사자들이 찾아오신 증거를 가지고 소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증거를 채집하기 위해 현장에 가는 경우는 없어요. 당사자 분들이 드라마를 보고 찾아와서 같이 증거를 찾으러 다니자고 해달라는 분도 계시는데, 변호사가 증거채집을 하는 건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요.

Q. 최유나가 경험한 이혼전문변호사라는 직업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이혼전문변호사가 되고나서 제 인생에도 큰 변화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 진지해졌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를 예전에는 막연히 이론적으로 알고 있었다면 지금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저 사람 입장에서는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 이 직업은 제 자신에 대한 계발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배움의 직업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얻고, 그것들을 통해서 배운 법률적인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직업이라서 굉장히 상호적으로 시너지가 많이 일어나는 직업이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에요.

Q. 사람들을 통해 어떤 걸 많이 배우세요?

A.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힘든 일을 겪으신 분들을 마주했을 때 사람마다 그걸 이겨내는 방법이 다르잖아요. 여리신 분들은 좌절하고 힘들어서 다시 서는데 까지 5~10년, 인생을 걸쳐서 하시는 분들도 있고, 본인이 단단한 성향이고 노력해서 굉장히 빨리 일어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내 스스로 혼자서도 외롭지 않고 타인과 관계해나갈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의지를 하기 보다는 내가 상대방에게 베풀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면 어떤 일을 겪었더라도 고통에서 빨리 회복할 수도 있고 치유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의뢰인들이 고통을 이겨내는 태도나 방법이나, 자신의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하는 결단력. 그리고 본인도 상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로하고 감싸는 엄청난 부성애와 모성애를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Q. 의뢰인들을 보면서 나도 이혼을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없나요?

A. 불안감보다는 가능성이에요. 모든 관계가 마찬가지 듯이 ‘나도 살다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나한테도 일어날 수 일이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결혼하기 전에는 내가 좋은 사람만 잘 고르면 내 인생은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서 가정을 꾸렸으니까, 인간이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고 그 사건에서 이 사람과 내가 이걸 이겨내는 방식이나 소통이 잘 맞지 않아서 서로에서 상처를 주게 되면 이별이 올 수 있겠구나 라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어요.

Q. 남편과 이혼에 관련된 얘기도 많이 하세요?

A. 이혼 얘기는 잘 안 해요(웃음). 일 얘기를 많이하고, 자녀에 대해 얘기와 일상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요. 근데 둘 다 많이 바빠서 얘기할 시간이 많지 않아도 조금씩은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일상을 공유하지 않게 되면 멀어지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노력을 많이해요.

Q. 이혼을 하고 나서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이혼을 하고나서 새로운 걸 시작하면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을 보면 과거의 기억이 발목이 잡는 경우가 있는데 상황의 변화를 주지 않으면 그게 잘 안 바뀌더라고요. 결혼 후에 살던 집에서 계속 살거나 그 사람과 나의 곱씹게 되면 더 힘들어져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고, 계속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들지만 생각을 환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구하거나 사람들을 만나서 새로운 얘기를 듣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이 빨리 일어서더라고요.

Q. 직업만족도는 5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A. 저는 5점이요. 물론 이혼변호사가 굉장히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이라 절대 행복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직업을 선택하더라도 이걸 하고 싶다고 느끼는 이유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그래도 한번 뿐인 인생에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들이 많아요. 당사자들이 저한테 많이 의지하고 저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 많은 보람과 행복을 주기 때문에 5점이에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원래 꿈은 뭐였나요?

A. 꿈이야 어렸을 때는 다양했지만 기자, PD가 꿈이었던 적도 있었고 통역사가 꿈이었던 적도 있었지만 다시 돌아가도 이 일을 할 것 같아요.

Q. 아버지의 추천으로 이 일을 하게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뭐라고 추천을 하시던가요?

A. 아빠가 제 성향을 잘 알고,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계셔서 “변호사라는 직업이 너한테 잘 맞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Q. 막상 해보니까,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것도 있을 것 같아요.

A. 드라마에서 보면 법률 공부를 하면서도 어떤 변호사를 해야 될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로 공부를 하잖아요. 공부를 할 때는 드라마에 나오는 이혼변호사를 보고, 당사자의 아픔을 인상적으로 잘 이야기하면 판사가 감동을 받고 판결을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재판이라는 건 입증이 전부라는 게 달랐던 것 같아요. 증거가 없으면 인정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당사자가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해도 증거가 있나고 물어봤을 때 없다고 하면 ‘그럼 안 된다’고 단호하게 얘기하거든요. 그러면 당사자들이 엄청 섭섭해해요. “내가 이렇게 수십년을 살았는데, 증거를 어떻게 구하냐”고 해요. 근데 법원에서는 당사자의 얘기를 듣고 “힘들었겠구나”하고 판결하는 게 아니거든요. 객관적인 증거에 입각하는 증거싸움이기 때문에 입증이 중요해요.

Q. 상황상 증거를 못 남기는 경우 어떤 게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A. 객관적인 증거를 가져오면 좋지만 객관적인 증거를 획득하는 게 어려우면 당사자의 자백을 녹취하거나 증인을 찾는 등의 간접적인 증거라도 도움이 돼요.

Q.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A. 첫 번째는 생계를 위해서 하는 거고, 두 번째는 내가 이걸 안했더라면 이걸 했겠다, 이걸 하고 싶다 하는 게 없어요. 지금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저희 아이가 커서 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왔을 때 제가 간접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좀 더 얘기해줄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은 것 같아요.

Q. 인스타툰 ‘메리지레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A.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저만 알고 있기 아까운 울림이나 메시지들을 당사자한테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런 것들을 공유하고 싶었고 너무 바쁘다 보니까, 책을 쓰거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하는 게 시간이 없더라고요. 제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간단하고 빠르게 10컷으로 그릴 수 있는 방법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사진= 최유나 변호사 제공/인스타툰 메리지레드]

[사진= 최유나 변호사 제공/ 인스타툰 메리지레드]



Q. 익명이라도 의뢰인 중에서는 본인 이야기가 노출되는 걸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 않나요?

A. 제 만화에서 사건이 구체적으로 끝까지 나온 경우가 한번도 없고 특정이 될 만한 요소도 없어요. 어쩌다 한번 일어나는 일들은 올리지 못해요, 혹시라도 특정이 될까봐 가장 평범하고 굉장히 반복적으로 자주 일어나는 일들을 카테고리화 해서 추상적으로 그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동의를 구하거나 얘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각색을 해서 한번도 의뢰인으로부터 왜 내 얘기가 나갔냐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사랑이란 뭘까요?

A. 상대방이 좋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 상호적인 감정이 아니에요. 그런 사랑의 시작에 불과하고 그 사랑을 유지하려고 하는 당사자들의 노력과 의지, 서로를 알아가면서 맞춰가고, 서로 더 알려고 하는 마음. 그게 사랑인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이혼이란 뭘까요?

A. 연애에서 이별을 하듯이 결혼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해요.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이기 전에 본질적으로는 관계라는 속성이 있잖아요. 관계의 유지가 관계의 종결보다도 더 본인에게 고통을 줄 때 선택하는 이별의 하나의 유형이라고 생각해요.

Q. 이혼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이혼사건에서 이혼변호사는 결정이나 판단을 대신해주는 역할이 아니라 당사자가 한 판단을 최선을 다해서 돕고 법률적으로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에서 최선의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해요.

Q. 변호사도 평정심이 필요한가요?

A. 변호사도 평정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어떤 당사자에게는 크게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고, 어떤 당사자한테는 분노가 생길 때도 있거든요.
그런 평정심을 개인 최유나라는 사람과 변호사 최유나라는 사람을 분리하지 못하고 지내다 보면 본인도 힘들어지지만 당사자에게도 굉장히 안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고 어떤 당사자를 만나든 그 당사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대리를 할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사람으로서의 최유나,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최유나, 엄마로서 그리고 아내로서의 최유나는 어떻게 다른가요?

A. 개인 최유나는 부드러운 성향의 사람인 것 같아요. 싸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평화주의자에 가까워요. 변호사 최유나는 평화주의자일 수가 없어요. 매일매일 싸움을 하는 직업을 하고 적을 계속 만들어 가는 직업이다 보니까, 완전히 제 마인드를 바꾸게 되는 것 같아요. 상대방은 우리 의뢰인한테 고통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원고와 피고가 대치되는 상황에서는 하나의 싸움이거든요. 그 인식을 확실히 해야 되기 떄문에 변호사 최유나는 딱딱하고 센 것 같아요(웃음). 엄마 최유나는 아이한테 뭘 해주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미안하고 죄인 같은 마음이 드는 게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아이한테는 한없이 다 주고 싶고 미안해요. 그리고 아내로서의 최유나는 삶의 동반자 같이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나 저희 남편이나 서로에 대해서 간섭을 하는 성향이 아니라서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을 하되, 공유할 수 있는 건 공유하고 함께 앞을 보고 나갈 수 있는 관계이고 싶고, 그렇게 하려소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최유나 변호사와]



Q. 가정은 부모의 역할이 큽니다. 최유나 변호사의 부모님의 어떤 사람이었나요?

A, 아버지께서 엄마같이 자상하고 따뜻한 성향이셨고 엄마가 일반적인 가정의 아빠처럼 모진 말들도 하고, 비판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항상 저를 응원하고 “잘한다 잘한다” 서포트해주고 친구처럼 친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균형적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해요.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이 만나서 살았기 때문에 그 두사람의 성향을 보면서 ‘서로가 비슷한 성향이 아니더라도 맞춰가면서 사는 게 부부의 모습이고, 결혼의 모습이구나’라는 걸 배웠던 것 같아요. 저도 제 남편과 성향이 잘 맞는 편은 아니거든요. 정말 서로 다른데 그걸 즐기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살다 보면 물론 힘든 시기도 있겠지만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게 가족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Q. 이혼전문변호사들이 만화를 많이 그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각자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저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들이 세상에 흔하게 일어난다는 걸 알고 대응하고 잘 받아들여서 세상의 시선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 인 것 같아요.

Q. 이혼전문변호사의 시점에서 보는 결혼과 이혼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결혼은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힘든 영원을 약속하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정말 큰 용기인 것 같고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 순간 서로가 너무 좋아서 하는 약속이고 결심이라면 이혼은 실패가 아니라 관계의 끝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좀 더 담백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당사자도, 당사자를 보는 다른 사람들도 담백하게 인생의 한 과정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노력을 한 관계에서의 끝이 이별이라면 그건 꼭 응원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이혼전문변호사라서 겪은 고충들도 있나요?

A. 어떤 자리에 참석했을 때 직업을 밝히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따로 얘기하고 싶어해요.
살면서 다들 힘든 일들이 있잖아요. 변호사라는 직업을 밝히면 힘든 얘기부터 꺼내는 게 어쩔 때는 감사하기도 하면서도 어쩔 때는 이 사람과 좋은 얘기하면서 잘 지내고 친해지고 싶은데 사람들이 저를 보면 힘든 얘기부터 하는 게 숙명이다 보니까, 받아들이는 부분이에요.

Q. 그런 상황에서 가장 곤란할 때는 언제인가요?

A. 부부동반으로 만나거나 부부들이 참석을 했을 때 저한테 편을 들어달라는 듯이 누구 말이 맞냐고 싸우시는 분들도 간혹 있어요. 근데 저는 객관적인 법률지식을 전달하는 선에서 감정적으로 누군가를 편들기 보다는 그렇게 상황을 수습하는 것 같아요.

Q.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힘들 때보다 보람을 느낄 때가 훨씬 많아요.
매번 상담을 할 때마다 저를 통해 나름의 해답을 찾고 고민이 해결됐다는 듯이 시원해하는표정을 보면서 매일 매순간 보람을 느껴요.

Q. 세대별로 이혼사유가 어떻게 다른가요?

A. 아무래도 젊은층은 남녀 상관없이 외도가 상당히 많고 부모님 세대인 50~70대 이상은 남편 분들의 외도가 많거든요. 그게 남녀의 성향차이라기 보다는 예전에는 어머님들이 전업주부인 경우가 많았고 현재는 맞벌이 부부가 많이 때문에 일어나는 일 같아요. 40대는 자녀들한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이다 보니까, 경제적인 다툼이 제일 큰 것 같아요.

Q. 이혼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 이혼이라는 게 내가 뭔가 잘못해서 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상황 때문에 이혼하는 분들도 있고 서로 갈 길이 달라서 이혼을 하거나 상대방의 잘못을 도저히 용서하기 힘들어서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어떤 걸 하면 이혼하지 않는다’라는 방법은 없는 것 같고 그저 서로가 상대방이 하는 말을 경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듣더라도 내 방식대로 해석하지 않고 상대방을 잘 알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해석을 해서 받아들여야 하는데 대부분은 “저 사람은 이래서 이럴거야”라고 오해를 하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양쪽 다 오해가 쌓이고 자기만의 해석이 늘다보면 좁힐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사건이나 상황 때문에 헤어지는 게 아니라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상대방의 성격과 성향을 공부해서 나랑 정말 다르고, 내 기준에서는 절대 그 사람을 알 수 없다는 걸 인정하면 조금은 나아질 것 같아요.

Q. 엄마로서, 언니,누나로서 자녀에게 연애나 사랑에 대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혼자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첫 번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있고, 관계가 있는 거지, 관계에서 나를 버리고, 희생하고 부정하는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관계에서 희생이나 노력은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나 자신을 혐오하고 깎아내리고 미워할 정도의 수준이 되면 그 관계는 유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젊은 분들은 나 자신에 대한 홀로서기를 하기 전에 누군가를 만나서 그 사람에게 너무 기대하고 그 사람과 동일시해서 상처 받는 경우를 많이 봐요. 이혼이 아닌 연애상담을 받을 때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타인을 알 준비가 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최유나 변호사가 전하는 메세지]



Q. 마지막으로 사랑을 통해 행복해하고, 사랑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사람이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을 통해 행복하고 불행한 건 너무 당연한 거예요. 그건 인간이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것이거든요. 본인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만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내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려고 노력하고 가회를 주고 혼자서 시간을 갖는 연습을 해봤는가를 자신에게 물어봤으면 좋겠어요. 만약에 사랑으로 인한 불행이 이어져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분들도 꽤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그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해결책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굳이 그 관계를 내 노력만으로 일방적인 희생만으로 유지를 한다는 것은 관계에서의 건강한 방법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는 길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선을 잘 지켰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최유나 변호사, 영상촬영 남세라 씨와]

영상편집: 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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