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매각에 관한 예비 입찰에 신세계그룹, 야놀자 등 전략적 투자자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어피너티, TPG 등 재무적 투자자(FI)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인수전 초반 참여자로 거론됐던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그룹들과 GS와 같은 편의점 대기업들은 빠졌다.
딜 분위기가 생각보다 조용해지자, 예상 매도 가격도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거래 가격은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기요가 처음 매물로 등장했을 당시 예상 가격은 2조원이었고, 최대 주주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DHK)의 희망 매도 가격이 3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5개월이 지난 현재 딜 초반과 비교해 예상 가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이 중 전문가들은 쿠팡이츠의 가파른 성장을 요기요 몸값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5.66%이던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올해 1월 17.1%까지 늘었다. '단건 배달'을 내세워 쿠팡이츠가 6개월 새 점유율을 3배가량 늘렸다. 특히 강남 3구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각각 45%를 차지하고, 요기요는 1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이 쿠팡이츠였다. 이달 5일 기준으로는 국세청 홈택스, 업비트 등에 이어 5위다. 배달의민족은 6위, 요기요는 49위에 그쳤다.
요기요를 인수하는 입장에서는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배달 앱 시장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지만 요기요가 시장점유율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가파르게 성장하다 보니 큰 돈을 써서 요기요를 인수하더라도 그 효과가 불확실한 것이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배달의민족이다. 지난해 12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서 낸 기업결합신고를 심사한 결과 조건부로 기업결합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요기요를 운영하는 자회사인 DHK 지분 100%를 6개월 안에 제3자에 매각하도록 했다. 불가피한 경우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요약하면 배달의민족의 최대 주주가 요기요를 제한된 시간 안에 파는 거래다. 공정위는 DH가 요기요 지분 매각을 마칠 때까지 요기요의 서비스 품질 등이 저하되지 않도록 현재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내걸었다.
현재 상태 유지, 품질 저하 등의 개념이 모호하다 보니 본입찰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M&A가 끝나면 매도자와 매수자는 경쟁자가 된다. 계약서상의 문구 하나하나가 향후 다툼의 소지가 될 개연성이 크다. M&A 관련 법률 자문을 하는 한 전문가는 "제한된 시간 내에 법적 다툼을 미연에 방지하는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면서 "그렇기에 마지막 협상 과정은 DH가 무조건 불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