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중소기업 경쟁제품이 ‘독과점 품목’으로 지정되면 3년간 경쟁제품 시장에 들어올 수 없게 된다. 중소기업 경쟁제품은 공공기관에서 특정 제품을 구매할 때 중소기업자 또는 조합만 입찰에 참여해 경쟁하는 제도다. 대기업이 침범할 수 없는 공공시장으로, 지난해 시장 규모는 22조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장기간 반복 지정된 중소기업 제품은 참여 중소기업의 고용 등의 성과를 고려해 향후 지정 때 반영한다. 신산업 품목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신산업 트랙’도 신설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공공구매제도 개선방안’을 29일 ‘제3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발표했다.
장기간 반복 지정된 품목은 참여 중소기업의 고용·매출 등의 성과를 분석해 결과를 정기지정 심의에 반영한다. 관련 성과가 미흡하면 ‘조건부 지정’을 하거나 중소기업 경쟁제품 지정에서 제외된다. 경쟁제품의 이력과 연도별 운영실적도 공개할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용·매출 등이 떨어져도 중소기업 경쟁제품으로 보호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면 보호할 것”이라면서도 “계속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다수가 아닌 일부 소수의 기업밖에 없다면, 중소기업 경쟁제품으로 지정해도 관련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적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경쟁제품에 신산업 품목 지정을 확대하기로 했다. 비대면 분야,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술 등 신산업 품목의 중소기업 경쟁제품 시장 진입 촉진을 위해 ‘신산업 트랙’을 신설한다. 신산업 특성을 반영해 중소기업이 자체기준으로 직접생산을 증명하면, 정부가 검증하는 방식도 내년에 도입한다.
직접생산 확인기업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정기조사 대상과 현장점검을 확대하고, 위반기업은 ‘직접생산 확인취소, 과징금 부과’ 등 제재하기로 했다. 위반기업이 다수 발생한 경쟁품목은 지정에서 제외한다.
이와 함께 우선구매대상 기술개발제품에 혁신성, 지원타당성 등을 평가해 연장·단계적 일몰 도입을 추진하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기업 제품을 약 12조원 규모로 공공기관에서 우선구매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전체 공공부문 구매액은 145조8000억원으로 이 중 중소기업제품 구매액은 116조3000억원이다. 중소기업제품 611개 중 중소기업 경쟁제품은 212개로, 지난해 구매액은 21조9000억원이다. 2006년(2조1000억원)과 비교해 10배 이상 커졌다.
공공조달 시장에서 중소기업제품의 구매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특정기업 쏠림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3년간 상위 20% 기업이 전체 중소기업 경쟁제품 구매액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신산업 분야 중소기업 제품이나 기술개발제품이 공공조달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