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매월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에 돌입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5~6% 내외로 관리하되, 신용대출 쏠림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핀셋 관리에 나선다. 내년부터는 코로나 이전 수준인 4%까지 낮춰야 한다. 지난해 금융권의 가계신용대출 증가율이 최대 7.9%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절반 수준으로 떨어트려야 하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4%대로 맞추기 위해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DSR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의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뜻하며,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산출한다. 신용대출 원리금뿐 아니라 자동차 할부금,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이 DSR 산정에 반영되는데, 은행들은 그간 개인별 DSR을 따지지 않고 모든 차주의 대출 총액 대비 원리금 상환능력을 평균 40%로 맞췄다. 예를 들어 A 고객에게 DSR 20%의 대출이 나갔다면 B 고객에는 DSR 60%까지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오는 7월 이후 DSR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면 개인마다 DSR이 4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해, 개인별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기 위해 우대금리 축소 등의 방법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출금리 상승은 신규 대출은 물론이고, 기존대출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대출과 주담대는 모두 변동금리를 따르는 경우가 많아 6개월, 1년 단위로 시장금리에 맞춰 금리가 재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신용대출로 1억원을 빌렸다면 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도 50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오는 7월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을 죄는 방향으로 규제를 예고하자, 규제 실행 전 신용대출을 받아두려는 사람들이 몰려 역대 최대치의 대출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 단위 DSR이 전면 도입되기까지 아직 2년 남짓 남았지만, 올해부터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돌입해야 해 당장 대출 한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이미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증가율 속도 조절을 위해 금리를 높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