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는 2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제로이코노미'의 저자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을 초청해 '국내외 경기 흐름과 제로 이코노미'라는 주제로 최고경영자(CEO) 북클럽을 열었다.
조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는 우리 경제에 기업 및 가계 부채의 폭증, 재정건전성 악화, 좀비기업, 소득 양극화 확대, 코로나 세대 출현이라는 상흔을 남길 것"이라면서, "국가 부채 급증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조만간 50%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한국의 신용등급이 몇 단계 낮아져도 이상하지 않다"라며 "취업 기회를 잃어버린 코로나 세대의 출현은 특히 가슴 아픈 현상인데, 부모·형제 세대를 포함한 가족과 국가 전체의 장기적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조 연구위원은 "결국 한국경제는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 출산율, 물가상승률 금리 등의 하락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제로에 수렴해 가는 출산율, 물가상승률, 금리 등 한국경제의 특징은 그간 우리가 극히 경계해 왔던 '일본화'와도 다르다. 선진국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러한 특징을 나타내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제로 이코노미(zero economy)'로 본다"라고 개념을 설명했다.
그는 대응 방안으로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조 연구위원은 "진짜 실력은 위기 때 드러난다. 기업은 코로나 장기화,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리스크에 대비해 돈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구조조정'도 대비해야 한다"라며 "트렌드 변화, 입수합병 파도 등을 기회로 활용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생산성본부 CEO 북클럽을 진행한 정갑영 한국생산성본부 고문은 "고비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재정 정책이다"라며 "미국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4조 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는 도로·항만 등 전통적 인프라 외에 교육, 반도체 공급망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포함된다"라며 "다음은 혁신으로, K자형으로 기업이 빠르게 양극화되고 있는데 파괴적 혁신을 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고문은 또 "위기가 있으면 소득 불균형 계층 간 격차가 심각해진다. 소득불균형 해소의 가장 바람직한 정책은 교육이다"라면서 "당장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소외되기 쉬운데 장기적인 관점으로 교육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