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60억 파운드(약 3400만톤)에 달하는 음식 폐기물이 발생하는 미국에서 '업사이클 식품'이 식량 손실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식품기업은 환경과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기 위해 업사이클 식품을 선보였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나라로 음식 폐기물도 심각한 수준이다.
음식 폐기물은 경제적 측면과 환경적 측면에서 모두 문제점을 야기한다. 미국 농무부(USDA)는 매년 소매 업체와 소비자가 음식 폐기물로 입게 되는 손실과 음식 폐기물의 가치가 161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음식 폐기물로 인해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기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의하면 매년 지구 전체 담수의 21%가 음식 폐기물 처리에 소비된다.
특히 음식 폐기물은 먹고 남긴 것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미국에서는 구입하기도 전에 식품들이 버려진다. 예를 들어 해마다 재배되는 농작물의 4%가 수확되지 않고 매립지로 향한다.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도 식량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폐기물 감소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EPA와 식품의약국(FDA), 농무부(USDA)는 2019년 음식폐기물감축협회(FWRA)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민간에서는 버려지는 음식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사업이 활발하다. 식품기업들은 버려질 뻔한 농산물들을 재가공해 새로운 모습과 브랜드로 탄생시키며 스토리를 부여한다. 낭비 최소화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 가치를 만든다.
리뉴얼 밀(Renewal Mill)은 두부나 귀리우유와 같은 곡물 가공식품을 만들고 남은 콩비지, 귀리가루 등의 부산물을 이용해 비건 쿠키 믹스, 브라우니 믹스를 판매한다. 바나나(Barnana)는 상품가치가 없어서 버려지는 바나나로 다크 초콜릿 바나나 칩을 생산한다.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려지는 채소와 과일로 만드는 '어글리 피클'도 주목받는다.
미국 유통업체의 식품 분야 바이어는 코트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업사이클 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단순히 상품 구매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개념의 시장이 개척됐기 때문"이라며 "업사이클 식품 구매는 환경과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사이클식품협회는 업사이클 식품이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제도적 안착을 추진 중이다. 업사이클 식품을 '사람이 소비하지 않았을 재료를 사용하고 검증 가능한 공급망을 사용해 조달 및 생산되며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품'으로 정의하고 업사이클 식품 인증제도를 마련했다.
에밀리 브로드 라이브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겸 식품법 및 정책 클리닉 책임자는 "업사이클 식품 용어 표준화는 업사이클을 지원하는 입법의 첫 단계"라며 "음식 폐기물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식품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지현 코트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은 '미국 식품업계는 업사이클로 착해지는 중' 보고서에서 "창조성과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은 업사이클 식품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식품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들은 기존 성공사례와 현지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