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코로나19 관련 한미 백신 스와프에 대해 “지금 미국 측과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하자, 곳곳에서 조소가 나오고 있다.
백신 스와프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인 박진 의원이 처음 제안했던 방안인데, 정부는 당시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4개월가량 지난 뒤 협의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과 법치주의를 지향하는 아시아의 활력 있는 민주국가로서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해 ‘쿼드’ 가입에도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5일엔 “의료계, 학계의 전문가는 물론 야당까지 포함하는 민관 합동의 ‘한미백신협력대표단’ 파견과 ‘백신 스와프’ 추진 등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한미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해 백신 확보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 동맹국이자 자유무역 파트너인 미국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최형두 의원도 가세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SNS에 “제가 워싱턴 특파원 때 한미 통화 스와프 경험을 떠올려 당 차원에서 백신 스와프를 지난해 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은 황당해했지만 국제적인 전례도 있고 우리의 백신 양산능력, 재정능력, 그리고 반도체 같은 전략물자 보완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통화스왑 (Currency Swap)을 통해 외환위기 때 미국이 우리를 도와줬듯이 동맹국의 안보(경제·군사·보건)를 위한 상호협력 지원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 의원은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총리가 화이자백신 1억 도즈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바이든 정부의 전략적 결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전 미국 맨스필드재단이 후원한 한미일 의원회의에서 저는 ‘미국에 비해 한국 일본의 백신접종이 매우 뒤처져 있는데, 한미 미일 동맹이 백신동맹으로 이어져 가장 중요한 안보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모범을 전세계에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