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화산동 한 자락, 승합차 한 대 겨우 들어가는 황토색 도로를 따라 들어갔더니 농업회사법인 새봄이 유리온실을 만들어 두었다. 새봄은 농가와 기업이 상생하는 현장으로, 올해부터 홈플러스와 계약재배를 시작했다.
19일 찾은 새봄 유리온실 안에는 봄볕을 품은 스낵토마토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새봄은 유리온실 온도를 늘 20~22도로 유지해 스낵토마토 재배에 가장 알맞은 환경을 만들었다. 규모는 1만5000여평에 달하고, 한 골당 105m 남짓인 206개 재배라인에서 토마토 24만 넝쿨을 기른다.
사방이 유리면으로 둘러싸인 농장 입구는 들어서자마자 시큼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스낵토마토를 재배하는 유리온실은 멸균 작업을 1년에 한두 차례만 하기 때문에 입구에서부터 철저하게 방충 작업을 한다. 화학방조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작업장에 들어서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닐을 뒤집어 써야 하고, 외부에서 온 홈플러스 관계자나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낵토마토는 북미와 유럽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토마토 품종이라고 한다. 스낵토마토는 수확할 때 꼭지가 줄기에 붙은 채 떨어져 불필요한 쓰레기 없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일반적인 토마토 당도(7.0브릭스)보다 1.5~3.0브릭스가량 높다. 수확 후에 인위적으로 단맛을 주입하는 토마토류와 다르게 자연에서 만든 단맛이 강점이다.
송해준 새봄 이사는 "과일 꼭지가 없으면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도리어 스낵토마토는 꼭지가 없어 유통 과정에서 꼭지가 다른 과피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없고, 그래서 더욱 높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새봄은 올해 안에 농장 설비와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대형마트와의 계약재배로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해진 덕이다. 새봄은 전 직원 50명 남짓으로, 홈플러스 인프라를 이용해 전국 팔도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확장 공사가 끝나면 새봄 농장은 3만여평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송 이사는 "전국 137곳에 이르는 홈플러스 매장을 이용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상품 전문가와 함께 상품을 더 개발하고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판매량을 즉각 확인해 고객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농가만 좋은 것도 아니다. 홈플러스도 산지 농가와의 계약으로 유통 과정을 줄여 상품의 신선도를 높이고 안정된 가격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새봄과 계약해 최소 2~3일은 걸리는 유통 과정을 당일 수확하면 바로 다음날 매대에 올릴 수 있도록 했다.
홈플러스는 그간의 유통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농가에서부터 소비자들의 식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최고의 품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하고 있다. 산지 관리 전문 조직도 만들었고, 모든 온라인 배송차량에 냉동·냉장·상온(3실)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종열 홈플러스 과일팀 바이어는 "기존 고객들이 건강을 위해 주로 토마토를 구매했다면, 최근 고객들은 맛과 당도까지 고려한다"며 "신품종은 맛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토마토를 소싱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