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줌 유료화를 앞두고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안정화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민간 플랫폼으로 이동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공공 LMS인 EBS 온라인클래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달 19~25일 교사 57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클래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다. '매우 불만족'한 비율이 51.9%에 달했고, '불만족'도 34.3%를 차지했다.
실제 온라인클래스 오류는 다양했다. 접속이 지연되거나 아예 안 되기도 하고, 튕김 현상도 빈번했다. 교사들은 동영상 업로드에 애를 먹고, 학생들은 화상수업 중 보조자료가 열리지 않아 당황했다. 학생 출석 시간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 지역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선생님들이 준비하는 콘텐츠는 작년보다 더 풍성해진 것 같은데 시스템이 오류가 나서 난감할 때가 많다"며 "코로나19가 얼마나 더 지속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편함이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과가 이렇다 보니 일부 학교는 구글 클래스룸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같은 민간 플랫폼으로 바꾸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MS 팀즈는 플랫폼 중 유일하게 유료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MS와 사용권 계약을 맺어 학교에서 워드·팀즈 등 MS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클래스룸은 교육청이 일괄 인증을 받아 각급 학교에 '지스위트(G Suite)' 계정을 배포하는 방식이다.
이미 줌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 학교도 더러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학생과 학부모를 새로운 원격수업 플랫폼에 가입하게 하고, 적응을 돕는 게 상당한 부담이라고 교사들은 토로한다. 학생들도 저학년일수록 가입 등에 어려움이 많다.
플랫폼별 단점도 뚜렷하다. 클래스룸은 수업이 개별적으로 분리돼 수업 참여나 과제 활동 때 이용이 다소 번거롭다. 팀즈는 많은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지만 외부 서비스가 연동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플랫폼 이동으로 혼란이 예상된다"며 "그간 줌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해왔는데 바뀌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영상 수업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공공 LMS만 고집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부터 EBS 온라인클래스 기능 개선에 37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온라인클래스가 잘 되고 있다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학교 적용 시스템을 개발할 땐 형식이 아닌 실제 이용자인 다양한 구성원을 자문단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