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재무구조 개선 노력 보답받을까... 신용평가 '주목'

2021-04-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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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 [사진=이랜드 ]



오랜 기간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해 온 이랜드그룹의 신용등급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수년간의 재무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되며 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지난해 실적을 반영해 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점검할 계획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이랜드 계열사들의 실적 등을 바탕으로 조만간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신평은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와 주요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이랜드이츠에 대해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다. 현재 등급은 이랜드월드(BBB+, 안정적), 이랜드리테일(BBB+, 안정적), 이랜드파크(BB+, 부정적), 이랜드이츠(BB, 부정적)으로, 일부 계열사에 투기등급이 매겨져 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여왔다. 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덩치를 불려왔다. 패션 사업에서 출발한 이랜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백화점과 할인점 인수에 나서면서 유통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이후에는 호텔과 레저 분야에도 진출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차입금과 부채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M&A 자금을 내부 유보금이나 차입을 통해 충당하다 보니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이다. 한 때 그룹의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기 시작하며 국내 신평사들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지며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NC백화점 순천점과 평촌점, 뉴코아아울렛 동수원점과 인천점 등을 매각한 것은 물론 티니위니와 엘칸토 등 패션 브랜드, 생활용품 브랜드인 모던하우스 등을 연이어 팔았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300%를 넘어섰던 부채비율도 개선됐다. 나신평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연결 재무제표 상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 말 303.0%에서 2017년 198.0%로 내려갔다. 2018년(171.7%)과 2019년(174.8%)에는 2년 연속 170%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재무 부담이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유통과 패션 업계 전반이 침체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22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랜드파크와 이랜드이츠 역시 각각 1521억원, 6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05.7%, 순차입금의존도는 41.1%로 전년(174.8%, 34.0%) 대비 증가했다.

이에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주차장 부지와 영업권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등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여성복 사업부 매각도 추진했으나 현재는 철회된 상태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실적이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랜드그룹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1조2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나신평은 "단기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잉여현금흐름 창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과중한 수준의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1년 들어 패션 및 유통 부문의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수익성 개선에 일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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