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애플과 손잡고 애플TV를 국내에 정식 출시할 전망이다. 콘텐츠 서비스 전용 셋톱박스인 애플TV를 설치하면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볼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이번 제휴로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는 물론 다수 글로벌 OTT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멀티 OTT 전략'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TV는 음악과 동영상, TV 프로그램, 팟캐스트 등을 제공하는 플레이어인 아이튠즈의 여러 콘텐츠를 TV로 전송해주는 네트워크 장치로, 일종의 셋톱박스다. 한국에선 애플TV가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국내 이용자들은 해외 직배송을 통해 기기를 구매한 뒤 미국 아이튠즈 계정 등으로 우회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애플TV의 장점은 애플TV플러스와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다양한 OTT 콘텐츠와 연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SK브로드밴드가 애플과 제휴해 애플TV를 연동하게 되면 SK브로드밴드 가입자는 여러 글로벌 OTT 서비스에 한 번에 가입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간 SK브로드밴드의 콘텐츠 제휴는 국내 OTT 서비스에 집중됐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로 분쟁 중이기도 하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T와 디즈니플러스 간 제휴 논의도 미적지근하다. 최근 박정호 SKT 대표이사는 "디즈니플러스는 웨이브를 경쟁자 취급한다"며 제휴 가능성에 선을 긋기도 했다.
글로벌 콘텐츠 강화를 위해 SKT도 아마존의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제휴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와 11번가의 지분참여 약정 체결 등으로 다져온 아마존과의 협력 관계를 콘텐츠로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비해 콘텐츠 라인업에서는 다소 밀린다는 평이 많다.
업계는 이번 제휴가 SK브로드밴드뿐만 아니라 SKT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SK브로드밴드에게 애플TV 제휴는 콘텐츠 라인업 우위를 확보하는 일종의 '반전 카드'다. SKT에게도 아이폰 수급 등을 위해 애플과의 협력 강화는 필수다. 다만, SKT와 SK브로드밴드 측은 "관련 협의가 진행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