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 맺은 콘텐츠 제휴를 잇따라 종료시키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관측이 나온다. 디즈니 콘텐츠 제휴가 종료되자 토종 OTT들은 이에 대응할 ‘생존 전략’ 찾기에 고심 중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장 장악력을 높여온 사례처럼 토종 OTT들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7일 OTT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OTT들과 제휴를 끊고 독자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일 웨이브는 공지사항을 통해 디즈니 주요 콘텐츠 100여개를 서비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개별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상품은 서비스를 이어가기로 했다.
실제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진출하면 넷플릭스를 위협할 신흥 강자로 등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넷플릭스 월 사용자 수(MAU)는 1001만3283명이다. 토종 OTT인 웨이브, 티빙, U+모바일tv, 시즌, 왓챠 등 5개 플랫폼을 모두 합치야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OTT 시장의 성장은 OTT 사업자들에게는 긍정적 지표로 꼽힌다. 2014년 국내 OTT 시장 규모는 1926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801억원으로 6년 새 4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과 유력 콘텐츠를 무기로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국내 OTT들이 설 자리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OTT 플랫폼들은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은 향후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한다. 왓챠는 지난해 12월 총 36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 지었다. 실제 올 한 해 국내 야구 구단인 ‘한화이글스’의 이야기를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최근 인물이나 단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주목을 끌자 왓챠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국내 OTT 플랫폼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상당한 제작비를 들여서 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라며 “그럼에도 결국에는 콘텐츠를 가지고 싸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참신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게 토종 OTT의 전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