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Environmental & Social Responsibility, Governance)의 등장은 사회공헌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을 통합한 완성형 같다. 평가 기준도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착한 기업을 넘어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느낌이다. 기업 전략에서 ESG가 주요 키워드가 된 만큼, 강연 주제에서도 ESG는 빠지지 않는다. ESG 열풍은 화장품 및 소비재 영역까지 확산되며 산업 전반에 걸쳐 가속화되고 있다. 지배구조 보고서나 사회공헌 및 지속가능 보고서로 익숙한 사회책임경영(S)이나 기업지배구조(G)보다 상대적으로 생소하거나 시급한 환경경영(E)의 비재무적 성과에 특히 힘쓰는 추세이다. 화장품 시장에서는 '비건'과 '클린뷰티' 제품 출시와 자원순환 시스템 투자가 크게 늘었다. 내부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거나 ESG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MOU를 체결하기도 한다. 지난 3월 마케팅 조사기관 '입소스코리아'가 시행한 소비자 설문에 따르면, 전체 83%는 제품 구매 시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ESG 각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뿐 아니라, 각 부문을 연결하는 선순환의 고리와 현실적인 실천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쉬는 샴푸, 샤워젤, 비누, 입욕제 등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화장품 기업이다. 신선한 재료를 공정하게 구매하여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만들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포장을 최소화하여 판매한다. 동물과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운 브랜드 비전을 다양한 윤리 정책에 담아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실현한다. 할인·광고·스타 마케팅 대신 고객의 윤리 소비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하고, 인증 마크·평가 보고서 대신 브랜드 신념과 철학이 담긴 캠페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최근 러쉬의 ESG 종합 사례를 참고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이 부쩍 늘었다. 이 짧은 글이 누군가에게는 시야를 넓히고 용기가 되고 아이디어의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ESG의 세 가지 부문을 아우르는 대표 사례로 원재료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보디로션에 들어가는 통카빈은 브라질 아마존의 '싱구(Xingu)강' 유역에 있는 '카야포(Kayapo)' 원주민 공동체에서 얻는다. 다양하고 특별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이 숲은 13억t 상당의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인류 생존에 큰 역할을 한다. 스크럽 제품에 들어가는 소금은 전통 방식으로 소규모 염전을 운영하는 크로아티아의 '닌(Nin)'과 직거래한다. 질 좋은 천일염 덕분에 매년 280종 이상의 새들이 이곳에서 보금자리를 찾는데, 긴 여정을 떠나는 철새들의 짝짓기, 둥지 틀기 등 중요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인도 '마이소르(Mysore)' 지역의 하층민 여성협동조합에서 수확한 유기농 목화로 짠 원단으로는 천 포장재(낫랩, Knot Wrap)를 만든다. 할례와 같은 비인도적 전통에 맞서 싸운 케냐 '마사이족(Maasai)' 여성공동체에서는 알로에로 보디로션을 만든다. 이와 같은 공정한 직거래를 통해 그들의 경제적 자립과 인권의 존엄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제품을 포장할 때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다. 러쉬 제품의 절반 이상은 포장하지 않은 네이키드 형태로 판매한다. 대표적인 네이키드 제품인 고체 샴푸는 250g 액상 샴푸 세 통을 압축한 양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4000만개 이상 판매되면서 태평양 한가운데의 쓰레기 섬 4%에 해당하는 플라스틱 병을 버리지 않는 효과를 만들었다. 포장이 필요한 액상 제품은 100% 재활용 용기에 담아 판매한 후 공병을 회수하여 다시 제품을 담는 용기로 재활용한다. 선물 세트도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포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투리 천이나 삼베, 버섯 균사체, 버려진 타일 등으로 업사이클링한 포장재 및 부자재를 만든다.
코로나로 인해 '상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업은 고객, 파트너, 주주, 직원과의 관계 속에서 상호공존의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기업이 사회에 필요한 정체성과 존재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특히, 현재진행형 최대 소비권력으로 떠오른 MZ세대는 구매 행위를 통해 본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현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ESG 경영은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린 중요한 전략이다. 특정 세대를 나누지 않더라도, 현존하는 우리는 모두 기후생태 위기를 자각한 첫 세대이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한다. ESG를 준비하는 기업 또한 지구 공동체에 속한 한 구성원으로서, 어렵게 얻은 평가 등급이 보고서 속에서만 멈춰 있는 게 아니라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천을 다짐하는 확언(affirmation)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러쉬는 샴푸, 샤워젤, 비누, 입욕제 등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화장품 기업이다. 신선한 재료를 공정하게 구매하여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만들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포장을 최소화하여 판매한다. 동물과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운 브랜드 비전을 다양한 윤리 정책에 담아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실현한다. 할인·광고·스타 마케팅 대신 고객의 윤리 소비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하고, 인증 마크·평가 보고서 대신 브랜드 신념과 철학이 담긴 캠페인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최근 러쉬의 ESG 종합 사례를 참고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이 부쩍 늘었다. 이 짧은 글이 누군가에게는 시야를 넓히고 용기가 되고 아이디어의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ESG의 세 가지 부문을 아우르는 대표 사례로 원재료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보디로션에 들어가는 통카빈은 브라질 아마존의 '싱구(Xingu)강' 유역에 있는 '카야포(Kayapo)' 원주민 공동체에서 얻는다. 다양하고 특별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이 숲은 13억t 상당의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인류 생존에 큰 역할을 한다. 스크럽 제품에 들어가는 소금은 전통 방식으로 소규모 염전을 운영하는 크로아티아의 '닌(Nin)'과 직거래한다. 질 좋은 천일염 덕분에 매년 280종 이상의 새들이 이곳에서 보금자리를 찾는데, 긴 여정을 떠나는 철새들의 짝짓기, 둥지 틀기 등 중요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인도 '마이소르(Mysore)' 지역의 하층민 여성협동조합에서 수확한 유기농 목화로 짠 원단으로는 천 포장재(낫랩, Knot Wrap)를 만든다. 할례와 같은 비인도적 전통에 맞서 싸운 케냐 '마사이족(Maasai)' 여성공동체에서는 알로에로 보디로션을 만든다. 이와 같은 공정한 직거래를 통해 그들의 경제적 자립과 인권의 존엄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고객과 브랜드가 만나는 제품을 포장할 때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다. 러쉬 제품의 절반 이상은 포장하지 않은 네이키드 형태로 판매한다. 대표적인 네이키드 제품인 고체 샴푸는 250g 액상 샴푸 세 통을 압축한 양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4000만개 이상 판매되면서 태평양 한가운데의 쓰레기 섬 4%에 해당하는 플라스틱 병을 버리지 않는 효과를 만들었다. 포장이 필요한 액상 제품은 100% 재활용 용기에 담아 판매한 후 공병을 회수하여 다시 제품을 담는 용기로 재활용한다. 선물 세트도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포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투리 천이나 삼베, 버섯 균사체, 버려진 타일 등으로 업사이클링한 포장재 및 부자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