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아주경제는 설립 3년 만에 패션이커머스업계 강자로 떠오른 에이블리 강석훈 대표를 만나 회사를 빠르게 궤도에 오르게 한 경영전략과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강석훈 대표는 "모바일이커머스시장은 지금보다 10배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수많은 패션 플랫폼이 경쟁하고 있지만, 제각각 자기 자리만 지켜도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에이블리가 보여주고 있는 실적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회사는 2020년 이용자 거래액 4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370%가량 늘었다. 회사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강석훈 대표는 "올해 이용자 거래액을 적어도 6000억원, 많으면 8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전년 대비 최대 2배가량 커질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다.
◆3년 만에 패션 플랫폼 사용자수 1위
강석훈 대표도 해마다 새롭게 달성하는 실적을 보면 놀랍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누적 마켓(입점업체) 수가 1만4000개를 돌파했다. 2020년 초만 해도 6000개가량이던 마켓 수가 2배 넘게 늘었다.
그는 "2020년 10월 홈데코, 핸드메이드를 론칭했고, 이달에는 코스메틱까지 확장했다"며 "하루 평균 업로드하는 새 상품 수는 5000개를 넘어서고 있고, 패션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셀러와 상품을 가진 곳이 됐다"고 했다.
에이블리가 가장 먼저 꼽는 강점은 자체적인 풀필먼트센터다. 풀필먼트는 상품 사입이나 물류(배송), 고객만족(CS)을 모두 대행해주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패션 전문 풀필먼트를 어느 회사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강석훈 대표는 "에이블리는 다른 패션 플랫폼보다 한참 일찍 풀필먼트에 투자했다"며 "6년 전부터 자체적인 풀필먼트센터를 운영해왔다는 점이 우리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 성수동에 에이블리 파트너스 솔루션 전반을 맡는 풀필먼트센터가 들어서 있다"며 "1000평 규모인 이 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에이블리가 셀러에게 오픈마켓 방식으로 제공하는 '에이블리셀러스' 솔루션도 자랑거리로 올랐다. 강석훈 대표는 "10~15%에 달하는 오픈마켓 평균 수수료를 판매 수수료 0%라는 파격적인 입점 조건으로 확 줄였다"며 "이런 운영 방식이 패션 플랫폼 가운데 가장 많은 셀러와 상품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고 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이 최종 목표
에이블리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이다. 강석훈 대표는 "이제는 개성을 표현하고 살릴 수 있는 '취향 맞춤형 스타일 커머스'로 도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껏 카테코리 확장을 통해 셀러와 유저를 모았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더욱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핵심 기능뿐 아니라 상세 페이지까지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체인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체인 플랫폼은 서울 동대문 제조업체와 도매상, 소매상을 모두 연결해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를 수 있다.
강석훈 대표는 "셀러와 제조공장을 연결해주고 원하는 상품을 생산·주문할 수 있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직거래) 모델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D2C는 자사몰이나 전용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물건을 팔아 중간유통자를 없애준다. 즉, 에이블리가 구상하는 체인 플랫폼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으로 창업하고 영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에이블리가 쌓아온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셀러가 트렌드 상품을 직접 기획·생산할 수도 있고, 이 회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파트너를 만날 수도 있다.
에이블리는 전국 주요 거점에 '오프라인 쇼룸'을 만들기로 했다. 강석훈 대표는 "아직 코로나19 사태로 오픈 시기를 잡기 어렵지만,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프라인 쇼룸에는 에이블리에 입점한 다양한 새 상품을 진열한다. 방문객은 직접 옷을 입어 보고 자기 스타일로 코디해 스튜디오에서 사진까지 찍을 수 있다. 그는 "쇼룸은 판매자뿐 아니라 제조업체에도 판매거점으로 의미가 있다"며 "옷을 팔고 싶어도 도전하기 어려웠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