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은 이번 저서를 통해 한·미 간 15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30일 저서 출판을 계기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자리에서 한·미 관계에 대해 '중독', '신화', '종교' 등으로 표현하며 "한·미 동맹은 중요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 동맹은) 더할 수 없는 우리의 자산"이라면서도 "이 관계가 상식적, 실용적, 합리적 판단을 못 하게 할 정도로 '신화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점을 거론, "동맹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면서 "(한·미 간 국익이 다른 만큼) 상식으로 돌아가 미국과 '밀당'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또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 한·미 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로 '데이트 폭력'을 다룰 때 자주 쓰이는 심리학 용어다.
관련해 김 원장은 "진보 정부 시절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이 압도하는 경우가 많아 그 단어를 썼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미·중 전략적 경쟁 속에서의 한국 역할에 대해 "한·미 동맹을 기본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훼손하면 안 된다"며 비슷한 갈등 상황에 끼인 독일, 프랑스, 호주, 아세안 등과 연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미국 주도의 반중(反中)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에 대해선 "(방향성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일 경우 더더욱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하나도 주지 않고는 얻는 게 없다"라며 "(북·미 협상을 통해) 서로의 조건을 교환해야 한다"고 짚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의 김 원장은 지난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안보상황단에 몸담고 문재인 정부의 여러 외교·안보 수립에 힘썼다.
지난 2019년 8월 국립외교원장에 임명됐고 그 이전에는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와 한반도평화포럼 외교연구센터장, 외교부 혁신이행외부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