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비리비리의 주가는 공모가(808홍콩달러) 대비 3.09% 하락한 783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공모가 대비 2.2% 하락한 790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주가는 장중 한때 7% 가까이 하락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954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비리비리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두 2500만 주를 발행해 202억 홍콩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약 26억 달러 수준으로 앞서 시장이 예상했던 3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사실 비리비리의 약세는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최근 중국 IT기업들에 대한 미국 시장 퇴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데다가, 중국 당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홍콩과 미국 증시에 각각 상장한 바이두와 즈후도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2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판 ‘네이버 지식인’ 즈후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9.5달러) 대비 무려 11.16% 급락한 8.44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같은 분위기 속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비리비리에 대한 투자 열기도 크게 식었다는 분석이다.
비리비리의 적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지난해 비리비리의 적자는 30억5400만 위안(약 5272억원)에 달했다.
다만 천루이 비리비리 대표는 이날 주가 약세에 대해 “최근 자본 시장 상황이 대체적으로 열악하다”며 “앞으로 회사가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미국 증시 상장 첫날에도 비리비리 주가는 크게 하락했지만, 주가가 계속해서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오늘이 비리비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리비리는 유튜브처럼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게시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게임 콘텐츠 등 인기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해 현재는 중국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중국 Z세대(1995~2005년 태어난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다.
앞서 비리비리는 2018년 3월 28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나스닥에서 비리비리 주가는 26일 종가(97.08달러) 기준 공모 (11.50달러) 대비 744% 상승했다.
비리비리는 2019년 11월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계 기업 중 홍콩에 추가 상장한 16번째 회사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다수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의식해 홍콩 증시로의 2차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