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우주산업 여문다] 선봉 선 방산업계... '올해 원년 삼고 동력 발굴 속도'

2021-03-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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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가 미래 먹거로로 우주산업을 꼽고, 경쟁력 강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0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우주산업 진출로 수익성 강화와 국방력 증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큰 보폭으로 앞장서고 있는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한화 방산 계열사다. 29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한화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최근 한화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우주항공 등의 산업에 투자될 예정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최근 그룹 내 우주 산업을 총괄할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으로 우주 산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이스 허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최근 인수한 민간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한다. 장기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에 쎄트렉아이의 인공위성을 싣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우주산업을 추진한다.

스페이스 허브 팀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맡았다. 김 사장은 같은날 진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차기 한화그룹의 수장 후보인 김 사장이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KAI도 올해 관련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것을 천명했다. 우주산업 관련 역사와 기술로 따지면 국내에서 가장 앞선 업체다. 그간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1∼7호, 정지궤도 복합위성과 첫 민간 주도 개발사업인 차세대 중형위성, 국방위성 등 각종 중·대형 위성 사업에 참여하며 위성개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KAI는 현재 20기 이상 초소형 위성을 동시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도 지난해 8월 준공했다. 지난 2월부터는 우주산업 흐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도 가동 중이다. TF는 미래사업부문장을 수장으로 전략 및 재무 그룹 등 사내 역량을 총 결집해 구성했으며, 전략적 제휴 등 사업다각화를 집중 검토하고 있다.

외부와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KAI는 지난 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소형위성 분야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손잡았다. 소형·초소형 위성시스템 및 지상국 개발과 구성품 개발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소형위성은 500㎏ 이하, 초소형 위성은 100㎏ 이하 위성을 의미한다.

KAI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을 접목해 위성 간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뉴스페이스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며 “20여년간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KAI 중심의 가치사슬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IG넥스원을 이끌고 있는 김지찬 대표는 지난달 25일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우주전략보고회'에서도“한국의 독자 항법 시스템인 KPS는 더는 선택이 아니라 범국가적 필수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2035년까지 한국형 항법시스템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첫걸음도 못 뗀 상황이다. 29일 경기 용인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재선임된 김 대표는 올해도 “우주항공, 수송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 분야에서의 기술우위를 높여 지속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1단 종합연소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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