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은 대사급이 모이는 안보리 회의가 아닌 15개 외교관으로 구성된 제재위 소집을 요청했다. 대북제재위 회의는 안보리 공식 회의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어서 강도높은 제재보다는 경고 차원에서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정부의 첫 대북정책 발표를 앞두고 북한의 회유 가능성도 열어놓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가 미국 요청으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회의 소집을 결정했다. 미국이 회의 개최를 요구한 건 북한이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2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북한도 노동신문을 통해 "25일 신형전술유도탄 2발을 시험 발사했다"며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며 "시험발사를 통해 개량형 고체연료 발동기의 믿음성을 확증하고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 활 공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 특성 역시 재확증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유엔결의안 위반...긴장고조엔 상응 조치 취할 것"
이날 취임 뒤 첫 기자회견을 개최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첫 대북 경고를 내놨다. 그는 "(북한의) 그 특정한 미사일 시험은 유엔 결의안 1718호 위반"이라며 "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동맹들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1718호 결의안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이 채택한 제재안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사거리에 상관없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2006년 대북제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2009년 1874호, 2017년 2397호 등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북한과의) 외교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비핵화가 조건이 돼야 하며 우리는 지금 동맹들과 매우 빠르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최우선 과제라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권 인수 때) 말한 적이 있는데 당신도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외교 과제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유엔 안보리, 지난해에도 규탄성명으로 그쳐...추가제재 없을 듯
다만 유엔 안보리는 과거 북한이 결의안을 위반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추가 제재를 부과한 적은 없고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앞서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을 때 유엔안보리는 유럽 국가들의 요구로 대사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당시 유럽국들은 북한의 도발 행위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한 바 있다.
또한 대북제재위 회의는 안보리 공식 회의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어서 강도높은 제재보다는 경고 차원에서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고 해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 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를 포함해 어떤 조치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과거 경험을 봤을 때도 단거리미사일로 결의안을 내거나 제재를 한 적은 없어서 (제재)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엔에서 논의를 하게된다면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 사이에서 논의가 될 텐데 과거 단거리 미사일 발사 경우에 어떤 논의를 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안보리 차원에서는 일단 공개적으로 브리핑을 한다거나 제재 차원에서 논의한다거나 등 여러가지 가능성은 다 열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