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며 지난해 고용시장은 경직 그 자체였다.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신입 채용을 줄였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000명으로, 2009년(49만4000명)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예 구직 단념자 또한 60만5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에서 '취포자(취업을 포기한 사람)'가 속출했다. 지난해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증감률(2.8%)에 비해 20대는 7.5%로 2.7배나 많았다. '그냥 쉬었음' 역시 전체적으로 13.5% 증가한 가운데 20대는 25.0%로 1.9배 많았다.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속에서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낮은 임금 때문이다.
실업률이 오를 때 취직에 성공한 청년층의 임금은 고용 상황이 좋았을 때 입사한 사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를 보면, 신규 대졸자가 졸업한 연도의 실업률이 1%포인트가 증가하면 그 해의 1~2년 차 취업자의 연간 임금은 4.3%가 줄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첫 해에 3600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보다 약 154만원 적은 3446만원을 받게 된다.
이는 초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3~4년 차의 임금도 2.3%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실업률이 높을 때 신규 입사자의 임금이 예년보다 낮아지는 것은 취업 준비생이 목표하는 직장보다 눈을 낮춰 취직하는 하향 취업이 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시간제 근로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대학별로 보면 중‧하위권과 2년제 대학 신규 졸업자의 충격이 컸다. 전공별로는 인문계 졸업자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고용시장이 좋으면 충분히 입사할 수 있었을 대졸자들이 불경기로 인해 입사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들이 목표로 하는 기업보다 하향 지원하거나 입사가 늦어지면서 그만큼 임금 손실이 발생하고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