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종근당 ‘나파벨탄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치료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확실한 임상결과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치료제 허가와 관련해 정부의 검증 기준이 예상 밖으로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2호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제약사들도 이 같은 높은 문턱을 감안해 좀 더 차분히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2호 치료제 등장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 치료와 관련해 임상을 진행 중인 업체는 14곳에 달하며, 국산 2호 치료제 자리를 두고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이 경쟁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인 'GC5131A'의 허가 신청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31일 GC5131A의 임상 2상 시험 대상자에 대한 투약을 마쳤고, 이후 관련 데이터를 분석 및 정리해 왔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인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3상을 하고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3상도 병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기존 80여명에서 1000여명으로 임상 대상을 대폭 늘리고 추가 임상을 진행하는 등, 식약처 허가 신청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신풍제약,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임상 진행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절대 무리해서 속도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식약처 조건에 충분히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꼼꼼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제약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의 까다로운 허가 관문을 넘기 위해서는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 판단한다. 명확한 임상 결과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지, 임상 속도를 높일 필요가 없어 보인다"며 "특히 허가 무산 소식이 해당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상당한 점을 감안하면, 늦더라도 보다 완벽한 치료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